5년뒤 종금라이선스 만료 대비해야
위험자산 비중 높아 자기자본 확충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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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하 메리츠증권)이 중소형 증권사 인수를 적극적으로 시도하고 있다. 대형IB 자격을 얻기 위함도 있지만 사업 구조상 재무건전성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올 하반기 연이어 예정된 증권사 인수전에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이하 메리츠증권)이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다. 아이엠투자증권(이하 아이엠증권) 인수 이후 자본규모가 크게 증가했고 상반기 실적도 좋아 대형IB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메리츠증권 역시 인수합병(M&A)이 필요한 상황이다. 표면적인 목표는 종금라이선스 만료를 대비하고, 대형IB로 성장하겠다는 것이다. 이면에는 자기자본을 요구하는 투자금융 사업비중이 높은 편이라, 5년안에 자본금을 확보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자리잡고 있다.
◇3년만에 자본규모 200% 증가… M&A 유력 후보로 부상한 메리츠증권
지난해 8000억원 수준이었던 메리츠증권의 자본금은 아이엠증권 인수 이후 1조2000억원으로 늘었다. 국내 증권사 자본금 순위 10위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2013년 자본금 7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메리츠증권이 3년만에 자본금을 2배 가까이 늘인 것은 괄목할만한 성과다. 높은 영업이익도 시장이 메리츠증권을 주목하는 이유다. 메리츠증권은 올 상반기에만 18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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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자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발돋움 하기 위해 인수합병(M&A)이란 수단을 선택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증권사가 자본금 3조원 이상을 확보하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얻을 수 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선정되면 기업에 대한 신용공여 업무와 사모형태로 운영되는 헤지펀드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프라임브로커리지 서비스 업무 등을 운영할 수 있다. NH투자증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삼성증권이 선정돼 있다.
하반기에는 3개의 증권사가 M&A시장에 매물로 나와 메리츠증권이 규모를 확장하기에 적합한 시기라는 평가다. 메리츠증권 역시 지난 달 리딩투자증권에 대한 인수의향을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현재 대우증권과 LIG투자증권이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 메리츠증권은 두 증권사에 대해선 인수 의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회사와) 규모가 비슷하거나 조금 더 큰 규모의 매물을 인수하는 게 유리하다”고 밝혀 또다른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종금사 되는 건 시간 문제...자본금 확보가 더 시급해
메리츠증권의 적극적인 M&A 행보가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얻기 위한 것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최근 영업이익 추세면 메리츠증권은 M&A없이도 대형 IB로 거듭날 수 있다. 증권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메리츠증권이 하반기에 달성할 영업이익을 최소 2000억으로 예상하고 있는데, 지금 성장세라면 M&A없이도 종금사 자격을 달성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 역시 "(현재 성장성을 비춰봤을 때) 메리츠 증권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따려고 무리해서 M&A를 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 라고 언급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 자격을 확보하는 것보다 메리츠증권에게 더 시급한 일은 종금라이선스가 만료되는 5년 뒤를 대비하는 일이다. 그동안 종금라이선스를 갖춤으로서 영위할 수 있었던 다양한 영업기반과 혜택을 대체할 사업구조를 찾아야 한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종금라이선스를 갖고 있는 메리츠증권은 그간 혜택을 톡톡히 받아왔다. 종합금융업이 차지하는 순이익 점유율은 지난해 절반을 넘는 55.72%를 기록했다. 올 2분기에는 49.44%를 차지하고 있다. 메리츠증권 측도 “(회사의 성장성은) 종금사업부문의 겸영에 따른 영업기반 다변화로 인한 요인이 크다”고 밝혔다. 라이선스가 만료되면 리스업무, 종금형 CMA 수신업무, 기업 직접대출 등 종금사 여신업무가 중지돼 새로운 사업영역을 확보해야 한다.
라이선스의 또 다른 혜택은 위험자산의 가중치를 낮게 평가 받을 수 있었던 점이다. 그동안 메리츠증권은 종금라이선스를 갖춘 덕분에 기업금융 영역의 위험자산을 비교적 낮게 측정할 수 있는 특전을 누리고 있다. 금융투자업 규정 제3-62조(영업용순자본비율 등 산정의 특례) 조항에 따라 종금업 위험가중자산의 8%를 영업용순자본 산정 시 차감항목에 포함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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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자본을 낮게 평가 받을 수 있어 사업을 확장한 탓에 메리츠증권의 우발채무는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메리츠증권이 보유한 우발채무는 3조8700억원 규모로, 국내 증권사 전체가 보유한 우발채무의 19.5%를 차지하고 있다. 채무의 대부분은 부동산과 연결돼 있어 변동성이 큰 건설경기와 부동산 경기에 영향을 받을 우려가 크다. 올 상반기 NCR비율은 420.37%로 지난해보다 약 29%포인트 상승했다. 자기자본을 투자해야 하는 투자금융 영역이 확대될수록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자본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지주사 지원 여력 한계… M&A로 선회
지난해부터 메리츠증권은 자본금 확보를 위해 두 가지 카드를 사용했다. 유상증자와 아이엠증권 인수다. 지난해 아이엠증권 인수로 자본금을 늘렸고, 올 하반기엔 리딩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한다. 자기자본 확보가 시급한 메리츠증권 입장에선 M&A는 효율적으로 자기자본을 늘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상증자는 투자받은 금액 일부분만 자기자본으로 인식해, 발행금액 대비 효과가 절감된다. 반면 M&A는 인수한 회사의 자본금을 합산할 수 있어 메리츠증권 입장에선 가장 손쉬운 방법이다.
지난 달에는 약 414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당시 메리츠금융지주(이하 메리츠지주)는 1200억원 규모를 투자한 바 있다. 그러나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사의 투자를 받은 상황이라 추가적인 지원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메리츠지주 측은 메리츠화재나 메리츠캐피탈 등 다른 자회사의 레버리지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지원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
증권업을 담당하는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메리츠지주가 메리츠캐피탈 등에 200억원 내외규모로 5~6번 증자해줬다”면서 “채권까지 발행하면서 메리츠증권에 1000억원대 대규모 지원을 한 상태라 재무적 부담은 커졌지만 (다른 자회사에 대한) 소규모투자는 지속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도움 안 되는 ‘증권사 M&A 활성화 방안’
증권사의 M&A를 장려하는 개정안이 표류 중인 점은 아쉬운 지점이다. 중소형 증권사가 M&A를 할 경우 종금사로 지정받기 위한 요건이 3조원 이상에서 2조 5000억원 이상으로 완화하는 방안이 담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지난해 초에 발의됐지만 통과되지 않고 있다. 이 개정안이 적용될 경우 메리츠증권은 M&A만으로도 종금사 자격과 자본금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한국증권금융에서 ‘중소형 증권사 M&A 활성화 방안’에 따라 제공하는 2조원 한도 저금리 대출은 유효하다. 메리츠증권이 추가적인 M&A를 할 경우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이미 메리츠증권은 아이엠증권 인수 당시 한국금융증권으로부터 낮은 금리로 대출을 지원받은 바 있다. 한국금융증권 관계자는 “한도 내에선 횟수와 관계없이 대출이 가능”하다며 “회사의 재무상황에 따라 2조원이라는 한도도 유동적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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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09월 06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