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증권 인수 발표는 투자자유치 위한 명분일 뿐"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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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의 대규모 유상증자 발표에 기관투자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증자발표 이후 주가는 급락했고 국내 증권사들은 일제히 부정적 전망을 냈다. 시장의 차가운 시장반응에 주요 기관투자자들도 증자 참여에 부담을 느낄 것이란 평가도 있다. 회사가 제시한 미래의 비전이 기관투자자들에게 얼마나 공감을 일으킬 수 있을 지가 증자 성공의 관건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의 판단이 주목된다.
◇주가 급락…"미래비전 설득이 관건"
미래에셋증권의 증자발표에 시장의 반응은 싸늘했다. 증자 발표 이튿날인 10일, 주가는 전일 종가(3만9000원) 대비 18%가 하락했고 17일 현재는 약 20% 하락한 3만1000원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도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하면서 향후 주가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쏟아냈다. 현재 시가총액과 맞먹는 증자는 상당 기간 수급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란 평가다. 아울러 향후 주당순자산(BPS)와 주당순이익(EPS)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국내 기관투자자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주가 하락이 거듭됨에 따라 당초 계획했던 1조2000억원의 증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이슈로 인한 단기적인 주가하락 측면도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미래에셋이 대우증권 인수를 비롯해 주주들에게 구체적인 미래의 계획을 잘 설득하는지가 (기관투자자 참여를 비롯해) 증자 성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국민연금·에셋플러스 등 주요투자자 반응 엇갈려
주요 기관투자자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미래에셋증권은 증자발표 이후 현재 주요 주주인 각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증자의 목적 및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회를 진행했다. 현재 최대주주인 미래에셋캐피탈을 제외하고 국민연금과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등이 지분 5%이상 보유한 주요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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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은 유상증자의 목적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프라임브로커) 진출 ▲자기자본투자(PI) 확대 ▲해외투자자산 발굴 ▲기업 인수·합병(M&A) 재원마련 등이라고 밝혔다. KDB대우증권의 인수전에도 참여할 것을 시사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신중한 입장이다. 현재 국민연금은 총 250여만주, 전체지분의 약 5.7%를 보유하고 있다. 직접운용과 위탁운용을 모두 합한 규모다. 현재 위탁운용규모가 직접운용 규모보다 크다.
국민연금은 현재까지 미래에셋증자 참여와 관련해 내부적인 논의를 심도 있게 진행하진 않았다. 단 주가하락과 시장의 냉랭한 분위기 속에 증자 후 효과에 대해서 여러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대형 기관투자가 한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미래에셋증권의 이번 증자가 M&A를 비롯한 다양한 방안 등을 통해 회사 규모를 키워 시장변화에 대응하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증자 후 효과에 대해)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고 외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지켜보는 입장이다"고 말했다.
3대주주인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하 에셋플러스)은 총 220여만주, 전체지분의 5.03%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에셋플러스는 배정받은 지분 모두 증자에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에셋플러스 관계자는 "주가가 하락하고 있는 시기 속에서 대규모 증자를 추진한다는 점에 시장참여자들이 실망을 느낄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자기자본 3조가 넘는 증권사들에 대한 이점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자본확충의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며 "증자에 참여할 계획을 밝혔다.
특히 대우증권의 인수를 통한 시너지에 주목한다는 입장이다. 대우증권 인수를 차치하고도 회사가 제시한 차선책(해외진출 확대·대형 투자은행(IB))의 장기적 비전을 높게 평가했다.
에셋플러스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의 지분 5%이상의 지분을 보유하면서 회사를 긍정적으로 평가해온 것은 퇴직연금을 비롯한 자산관리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타 증권사와 다른 수익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며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브로커리지와 IB 분야를 강화해 자산관리·브로커리지·IB·PI 등의 균형을 맞추면서 초대형 증권사로 거듭나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이 증자를 추진하며 대우증권 인수추진 등 청사진을 발표했지만 이는 증자를 위한 명분에 그친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생명 지금여력비율(RBC),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해외펀드 손실, 미래에셋증권의 프로젝트파이낸스(PF) 손실 등을 고려하면 미래에셋이 그룹차원에서 자금마련의 필요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증자를 통해 대우증권 인수를 추진한다는 명분을 앞세웠지만 실제로는 내부 자금마련을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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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09월 17일 16:5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