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다임 인수 추진, 현대車·현대重과 시너지 기대
현대차, 리바트 밀어주다 공정위 시정명령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추진, 현대글로비스와 사전 조율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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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기업 인수·합병(M&A)은 기업의 성장과 생존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로 자리 잡았다. M&A를 위한 상시 전략 조직을 갖추고 있고 투자은행(IB)들과 협업 체제도 구축하고 있다. 사실 국내 기업의 역사를 돌아보면 M&A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A에 성공한 기업 혹은 실패를 반면 교사로 삼은 기업들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했고,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뒷걸음질 쳤다. 인베스트조선은 주요 국내 대기업의 M&A 사례와 전략, 통합 과정, 향후 전략과 과제 등을 종합적으로 짚어봤다.
“에버다임을 인수하면 현대자동차그룹과는 어떤 시너지를 나올 수 있습니까”
현대백화점그룹이 에버다임 인수를 위한 실사 과정에서 매각측에 던진 질문이라고 한다. 거래 관계자는 “현대백화점그룹에서 현대자동차와의 시너지 부분을 구체적으로 물었다”며 “유통기업인 현대백화점그룹이 인수 의향을 보일 당시 의아했지만 범현대가로 범위를 넓히니 인수 배경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좁게는 현대자동차그룹, 넓게는 범현대가(家)가 현대백화점그룹의 M&A 방향을 읽는 키워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에버다임 인수는 대표적이자 상징적이며 함축적인 사례이며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 참여도 현대자동차그룹과의 연관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미 인수한 리바트도 한때는 현대가(家) 였다.
M&A업계에 따르면 기업에 단체급식과 식자재를 납품하는 업체인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에버다임 인수를 위한 실사 끝냈다. 에버다임은 소방차와 타워크레인 등 특장차를 제조하는 기업이다. 현대백화점그룹 내에서 연관기업을 찾자면 현대H&S정도다. 이 회사가 건설업에 특화된 곳은 아니다. 원자재수출입, 주문자제작(OEM)제조생산, 수출포장, MRO 등의 상사 사업을 하며 이 가운데 건설자재를 구매해 납품하는 사업이 있다. 표면적으로 보면 에버다임의 해외 진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정도가 시너지로 꼽힌다.
그러나 범위를 넓혀 보면 현대백화점이 에버다임을 접점으로 범현대가와의 시너지를 모색할 수 있는 부분이 이번 인수 배경으로 거론되고 있다. 에버다임이 운영하고 있는 트럭 및 차량 사업부는 현대차그룹과, 타워크레인은 현대건설·현대산업개발 등 건설사와, 드릴쉽은 현대중공업과 협력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 실사 과정에서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들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검토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차그룹의 현대캐피탈이나 현대중공업그룹의 현대기업금융대부 등 금융사와 연계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현대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는 "범현대그룹과의 시너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건설중장비가 장기 리스가 가능해 범현대그룹에 속해있는 금융사와 연계해 유동화하는 방법으로 수익을 올릴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범현대그룹 간의 밀어주기는 없었던 일도 아니다. 2012년 현대자동차는 정비가맹점인 블루핸즈에 현대백화점 계열사인 리바트 등의 가구 구입을 강제하다 공정거래위원회에 시정명령을 받은 바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현대백화점은 범현대가와 두루 사이가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현대H&S는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설비,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엔지니어링의 수출포장사업을 맡고 있으며 현대제철의 스테인레스스틸 대리점 사업을 하고 있다. 현대그룹과 금강산 사업에도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 진행중인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에도 현대차그룹 소속인 현대글로비스가 우회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대차에 정통한 IB업계 관계자는 “동부익스프레스 인수전이 시작되기전 현대백화점과 현대차그룹이 인수전 참여 주체를 놓고 의견이 오갔다”며 “현대글로비스가 참여하지 않기로 해 현대백화점이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현대 현대백화점은 본입찰적격 후보 5곳 가운데 한 곳이다.
동부익스프레스는 육상과 해상 물류 기업이면서 국내 주요 지역에 항만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글로비스의 일관물류서비스를 강화할 수 있는 최적의 기업이란 평가다. 반면 현대백화점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와 시너지를 기대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인수 추진은 현대차그룹과의 협력 강화 및 시너지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진행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는 평가다. 현대글로비스가 맡고 있는 현대차그룹의 물류 일부를 현대백화점이 동부익스프레스 인수를 통해 나눠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작게는 현대차그룹, 크게는 범 현대가와의 협력을 통한 현대백화점의 성장 전략은 지난 2010년 발표한 2020년 비전에서도 엿볼 수 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 회장은 환경, 에너지, 금융, 건설 등에서 미래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의 사업포트폴리오와 연관이 깊다.
다수의 IB업계 관계자들은 "현대백화점은 유통과 쇼핑을 한 축으로 하되, 현대차 또는 범 현대가향(向)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업이나 사업으로 확장을 계속추진할 것"이라며 "가장 안정적인 사업확장 전략이자 위험을 회피하는 방안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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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08월 20일 09:1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