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쎈다스 수익 전망 너무 낙관적” 평가도
-
종로플레이스 빌딩 매각 완료를 위한 자금 모집이 한창 진행 중이다. 가격 면에선 경쟁력이 있지만 입지나 임차인 구성, 향후 투자회수 가능성 등 여러 면에서 아쉽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종로플레이스 인수자인 싱가포르 부동산 투자회사 아쎈다스(Ascendas)는 부동산펀드(아쎈다스코리아오피스사모부동산투자신탁3호) 지분(에쿼티·Equity) 출자자를 모집하는 한편, 금융회사로부터 차입금을 조달하고 있다. 이달 말까지 자금조달을 완료할 계획이다.
-
부동산펀드 규모는 1075억원이며, 운용기간은 7년이다. 차입금 규모는 1338억원으로 총 2413억원을 조달한다. 사학연금이 300억원을 지분 출자하기로 결정했고, 아쎈다스는 250억원 이상을 출자할 예정이다. 다른 지분 출자자와 금융회사도 투자를 검토 중이다.
◇ CBD와 동떨어진 입지가 아킬레스건
빌딩의 입지가 가장 아쉬운 부분으로 지적되고 있다. 종로플레이스는 도심권역에 있는 프라임급 빌딩이지만 교통이나 주변 여건은 다른 중심업무지구(CBD)에 미치지 못한다. 종로 대로변에 면해 있지 않고, 지하철 역과의 거리도 가깝지 않다. 자연히 임차인 유치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종로플레이스는 건설 초기부터 심혈을 기울였고 관리도 잘 이뤄진 우량한 자산”이라면서도 “주변에 비교할 만한 수준의 건물이 없을 정도로 오피스빌딩으로선 애매한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금융회사 관계자 역시 “CBD에 비해 낮은 매각 가격엔 나쁜 입지 조건도 반영됐을 것”이라며 “펀드에 밸류애드(value-add) 성격으로 투자한 아지아펀드도 큰 차익을 거뒀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매각자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지난 2007년 종로플레이스를 3.3㎡당 1400만원에 선매입했는데, 이번 매각 가격은 3.3㎡당 168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두 차례 매각이 무산되기도 했는데 입지 조건도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 콜센터가 주요 임차인…투자만기 전 재계약 변수
수익률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임차율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도 우려되는 부분으로 꼽힌다.
종로플레이스엔 현재 쿠팡, 웅진, 라이나생명, 트랜스코스모스코리아, 시티은행 등이 임차인으로 들어와 있다. 주요 임차인 4곳이 콜센터를 운영 중이다. 쿠팡과 웅진의 임차 비율이 50%를 넘고 전체 공실률은 3%에 그친다.
문제는 주요 임차인들의 계약기간이 3~5년 내외로 펀드 만기 전에 한 차례씩은 만기를 맞게 된다는 점이다. 콜센터는 통상 임차 기간이 2~3년으로 콜센터로 쓰는 건물간 임차 경쟁이 치열하다. 비용 절감이 중요한 업종으로 임차료도 타 업종에 비해 높지 않고, 재임차를 이끌어내기 쉽지 않다는 점도 부담요소다.
금융회사 관계자는 “펀드 만기에 앞서 임차계약 만기가 돌아오기 때문에 재계약에 대한 위험 부담을 안고 가는 형국”이라며 “입지 상 기존 임차인이 빠져나갔을 경우 대안 수요를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매각자 측은 과거 일본대사관 등 다른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무산되기도 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종로플레이스는 콜센터로 채우기엔 아까운 빌딩”이라면서도 “주변 입지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임차인을 유치하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아쎈다스 전망 낙관적” 평가 속 “안정적 수익 기대” 의견도
아쎈다스는 잠재 투자자들에 제공한 실사 보고서를 통해 투자기간 중 캡레이트(Cap Rate; 부동산 매입금 대비 순수익)를 6.5%로 전망했다. 운용 종료 시점엔 3.3㎡당 2000만원 이상의 가격에 매각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을지로와 광화문 일대의 프라임급 오피스빌딩이 3.3㎡당 20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거래되며 시장 전반의 기대감을 끌어올리기도 했다
최초 투자금액이나 이번 매각금액, 입지 요건 등을 볼 때 종로플레이스 가격이 2000만원까지 상승할지에 대해선 의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공실률 상승 가능성이나, 일반적인 오피스들의 캡레이트가 5% 내외인 점을 감안하면 아쎈다스의 캡레이트 전망치가 너무 낙관적이란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 투자 가치를 높이 평가하는 의견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일단 오피스빌딩으로서 아쉬운 부분은 이미 가격에 반영이 돼 있고, 향후 오피스 수요 증가 시 충분한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현재 공실률과 임대료 수준, 상대적으로 낮은 투자 금액을 감안하면 좋은 투자처로 평가할 수 있다”며 “2020년 이후 오피스빌딩 공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아 공실률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주요 임차인인 콜센터의 경우 통신장비 등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만큼 이전이 쉽지 않다”며 “임차비율이 가장 높은 쿠팡(29%)이 비공식적으로나마 임차공간을 늘리길 원하고 있어 일부 임차인이 이탈하더라도 수익 감소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0월 04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