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붐 조성' 정부 정책 따라 2006~2008년 집중 투자
'지원' 목적으로 지분 취득…경영권 행사는 안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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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비금융자회사는 정부가 출자한 한국관광공사와 한국감정원 지분을 제외하고 총 116곳이다. 계열사 67곳을 거느린 재계 1위 삼성그룹보다 많다.
비금융자회사에 대한 투자는 2006~2008년에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벤처붐을 다시 조성하려던 정부 정책에 보조를 맞췄다. 2005년 말 취임한 김창록 산업은행 총재는 취임 일성으로 중소기업 살리기와 우량 벤처기업 발굴 및 육성을 강조했다. 산업은행은 이듬해 6조원 규모의 자금을 새로 지원하는 '중소기업 종합지원 방안'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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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이 기초기술을 사업화하는 경우 최고 5억원까지 직접 투자에 나서는 한편, 뉴스타 벤처펀드에 500억원을 할당해 신생 벤처기업들에 투자했다. 선제적인 출자전환으로 재무부담을 줄여주는 중소기업 프리-워크아웃 지원 규모도 2005년200억원에서 1000억원으로 늘렸다.
본점과 각 지점에선 기존 거래처, 혹은 새로운 업체를 대상으로 유망 투자기업을 물색하거나 기업의 요청에 따라 적극 투자를 집행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이명박 정부 출범 전까지 이어졌다. 2008년 취임한 민유성 총재는 산업은행의 정책금융 분리 및 민영화를 추진했다. 작년말 기준 산업은행의 중소·벤처 비금융자회사는 총 100곳에 달한다. 대부분 자산 100억원 미만의 업체다. 외감법인은 32곳으로, 이중 22곳이 지난해 당기순이익을 시현했다.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지원’이 투자의 목적이었기 때문에 사후관리는 실적 점검, 주주권 행사 등 내규에 따라 일반적인 범위에서 이뤄졌다. 경영권은 행사하지 않았다.
모험자본 투자였던 만큼 기업이 상장에 성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경우와 경쟁에서 도태되는 경우가 갈렸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40곳 이상의 비금융자회사가 상장에 성공했다. 산업은행은 제닉·메디톡스·아이센스 등 사례에서 상장 후 구주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했다.
투자 실패 사례로는 지난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은 경안전선과 지티엔이가 대표적이다. 경안전선은 한때 연결기준 매출액이 1700억원에 달하던 중견 전선회사였다. 산업은행은 1998년 이 회사에 지분을 투자해 19.21%를 보유했다. 전선업계 경쟁이 심화되며 경안전선은 2013년 부도를 냈다.
산업은행이 2007년 투자한 반도체장비업체 지티엔이 역시 폐업했다. 지티엔이의 공장 부지 및 건물은 현재 경매 매물로 나와있다. 감정평가액은 60억원이었지만 두 차례 유찰되며 10월 현재 최저 매각가격이 29억원까지 떨어진 상태다.
참고 : [표]산업은행 보유 비금융자회사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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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0월 18일 08:3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