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장 동력 차원서 참여
정부, 단기 성과에 치중
사업자 선정에만 열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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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핀테크 활성화란 이름으로 인터넷전문은행 선정을 신속하게 추진 중이다. 금융의 새 먹거리 창출과 소비자들의 편의성 향상이란 취지지만, 막상 참여자들은 은행업이란 발판을 통해 자신들만의 신사업 구성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인터넷전문은행을 주도하고 있는 건 사실상 플랫폼·통신·커머스 등 모바일을 기반으로 한 사업자들이다. 카카오·인터파크·SK텔레콤·KT가 현재 인터넷전문은행에 뛰어든 각 컨소시엄의 주체다.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중금리시장 공략’이 이들의 메인 전략이다. 일단 은행업에 발을 들인다는 의미가 크다. 금융까지 사업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지분제한이 있음에도 중요한 변수가 아니라는 시선이 많은 이유다. 특히 SK텔레콤과 KT는 상호출자제한으로 최대 10%밖에 지분을 가질 수 없음에도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이 사업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모색한다는 의미가 크다는 것이 업계의 주된 시각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미래사업으로 빅데이터를 키우려던 차에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구체적인 사업모델이 등장했다”라며 “이들이 전략적으로 은행업에 뛰어든다기보다는 빅데이터 육성전략에 은행이 포함된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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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들은 실리 추구를 위해 뛰어든 모양새다. 현재 각 보험사는 시중은행 결제망을 이용하기에 이와 관련된 각종 수수료를 내야한다. 하지만 인터넷은행 계좌를 직접 갖는다면 이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다양한 고객서비스와 상품개발을 할 수 있어 영업력 강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평가다.
막판에 뛰어든 GS리테일·BGF리테일 등 편의점업체들도 인터넷은행을 통한 부수적인 수익창출을 기대하고 있다. 은행자동화업무기기(ATM) 수수료가 대표적이다. 또한 컨소시엄 내 사업자들의 포인트를 통합함으로써 좀 더 고객들의 소비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포인트 현금화를 통해 포인트 사용과 함께 더 많은 소비를 유도하는 전략을 구상 중”이라며 “편의점을 비롯한 유통업체들은 온라인·모바일시장을 더욱 공략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에선 정부가 단기적 성과에 치중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선정에만 열을 올리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번 사업자 선정은 정부가 인터넷은행 도입 의사를 밝힌지 6개월만에 결정될 예정이다. 사업모델 자체가 모호하단 시각이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익모델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에 리스크 지표도 부족하다”며 “사업자 선정이 정책의 최우선인 것처럼 상황이 흘러가는 모습이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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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0월 21일 10: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