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과 대주단, 금리 인하 놓고 한때 기싸움
"준공됐으니 담보대출 전환해야" vs "미래에셋 신용보고 대출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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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시즌스서울' 내부 사진(출처=포시즌스호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투자한 광화문 6성급 호텔 '포시즌스 서울' 의 차입금 리파이낸싱이 진행 중이다. 한때 금리조건을 놓고 대주단과 이견을 보이기도 했으나 현재는 막바지 승인 절차 정도만 남겨놓고 있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1일 '포시즌스서울'을 개관하면서 이와 관련된 3500억원의 대출금의 리파이낸싱을 대주단과 논의하고 있다.
포시즌스 서울은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부동산펀드 형태로 소유하고 있다. 이 펀드는 미래에셋생명,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컨설팅 등 미래에셋그룹이 투자한 지분(equity) 1825억원, 차입(loan) 3500억원으로 구성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2년 은행과 보험사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으로부터 3년 만기로 선순위 3000억원(금리 5%대), 후순위 500억원(6%대) 대출 받은 바 있다.
해당 대출은 지난 8월말 만기가 도래했다. 이후부터 약 1달간 리파이낸싱을 위한 협의가 진행됐다.
이번에 다시 논의되는 리파이낸싱은 5년 만기로 진행된다. 금리는 선순위 기준 약 3.5% 안팎으로 낮아질 예정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이 리파이낸싱을 주도했고 실질적으로 각 기관의 승인 절차만 남은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3년전 대주단에 참여했던 기관들 가운데 동부화재, 현대해상, 신한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보험사들만 참여한다. 대주단에 속했던 외환은행은 불참하기로 했다.
이번 리파이낸싱을 두고 미래에셋과 대주단은 '금리인하'여부를 두고 기싸움을 벌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차주인 미래에셋측은 기존 차입금을 '담보 대출'로 전환하면서 금리를 낮춰달라고 요구했다. 호텔이 완공됐기 때문이다.
반면 대주단 내에서는 매출을 내지도 못하는 호텔을 두고, 건물 준공이 되자마자 담보 대출로 전환하기에는 조건이 미비하다는 판단이 적지 않았다. 일단 이달 1일 호텔이 개관했지만 건물 일부에선 여전히 인테리어 공사가 진행 중이다.
게다가 기존 대출도 이미 미래에셋그룹의 신용도에 기반해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이번에 담보 대출로 전환한다고 해서 금리를 크게 낮추긴 어렵다는 평가도 나왔다. 대주단에 따르면 미래에셋이 포시즌스 서울에 투자할 당시 지분 규모에 비해 대규모 대출이 가능했던 이유는 차주가 특수목적회사(SPC) 형태가 아닌 미래에셋그룹의 주요 회사들이 지분투자자로 참여한 점이 크게 작용했다. 대주단은 포시즌스 호텔이 아닌 미래에셋그룹의 신용도를 보고 대출을 승인한 셈이다.
대주단 관계자는 "광화문이라는 뛰어난 입지, 미래에셋의 대규모 세미나 매출 등도 투자를 검토한 요소지만 미래에셋컨설팅을 비롯한 미래에셋그룹이라는 차주의 신용도가 주효했다"며 "이번에 논의 중인 리파이낸싱 금리는 오피스 빌딩도 아닌 호텔 자산임을 고려하면 다소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등의 불참도 이런 금리조건 이견을 놓고 이뤄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다만 보험사들은 최근 저금리 기조 지속과 투자대상 고갈 현상 등을 감안해 협의를 거쳐 리파이낸싱에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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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0월 02일 17:5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