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부족한 브로커리지·IB 채우고 해외거점 활용해 시너지"
한국證 "시가총액 20조·ROE 20%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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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대우증권을 인수해 국내에 없던 '자기자본 7조원'의 대형 증권사를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각오다. 두 증권사의 외형적인 요건은 비슷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자산운용에 강점을 가졌고, 한국투자증권은 약점 없이 고른 포트폴리오를 갖췄다는 점 정도가 차이로 꼽힌다.
- '자기자본 7조원의 증권사 출현'이 갖게 되는 의미는?
국내 증권업계는 오래 전부터 포화상태라고 지적 받고 있다. 대형 증권사부터 중소형 증권사까지 브로커리지에 집중된 이익 구조를 가지고 제살 깎아먹기식 경쟁만 일삼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의 정책목표도 증권사의 대형화, 전문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기자본 3조원 이상 금융투자사업자 라이선스가 대표적이다.
현재 국내 최대 자본 규모의 증권사는 NH투자증권으로 4조5000억원 안팎에 머문다. 일본 노무라증권 자기자본이 2조7440억엔(약 25조8800억원)에 달하는 점을 고려하면 '새발의 피' 수준이다. 자기자본 7조원 규모 증권사의 첫 출현은 한국판 대형 투자은행(IB)의 시발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때맞춰 금융당국도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자기자본의 100%까지 기업 여신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대형화를 장려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국내 한 대형증권사 한 관계자는 "대형증권사와 중소형증권사의 업무 영역에 구별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점"이라며 "종합금융투자사업자 라이선스를 중심으로 영역 구분의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흐름에 타 대형 증권사의 2배 가까운 자본을 가진 증권사가 출현하면 대형화·전문화가 급물살을 탈 것"이라고 말했다.
- 미래에셋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려는 목적은 같은가?
두 증권사의 외견적 요건은 비슷하다. 그러나 인수 목적은 다르다는 분석이다. 미래에셋증권은 막강한 자산운용 역량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쌓았다. 다만 자산운용 외 타 부문에서는 경쟁력에 물음표가 붙는다.
미래에셋은 브로커리지·투자은행(IB)의 상대적 약점을 보완하고 대우증권의 해외진출 노하우를 공유해 해외시장 진출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포석이다. 대우증권 인수는 덩치를 키우는 동시에 종합증권사로서 자산운용업에 이어 증권업계의 선두주자로 올라서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각 분야의 고른 실적이 최대 장점이다. 브로커리지 40%, IB 30%, 자산관리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식시장 거래량이 급격하게 줄어 브로커리지가 침체되더라도 꾸준히 이익을 내는 비결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대우증권 인수는 자본을 크게 늘려 국내 1위 증권사로서 기반을 단단히 다지는 의미를 갖는다. 2020년까지 매출액 10조원, 시가총액 20조원 자기자본이익률(ROE) 20%를 달성하겠다는 '비전 2020'에 다가가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 미래에셋증권은 대우증권을 인수해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나
미래에셋은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브로커리지·IB·리서치 분야를 보완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대우증권 폭넓은 고객을 확보, 강점을 가진 자산관리(WM) 역량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해외투자의 강점을 지닌 만큼 다수의 해외거점을 보유한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노리겠다는 전략도 있다.
미래에셋은 2000년대 초반부터 해외진출을 활발히 진행. 현재는 해외 5개국에 진출해 있다.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해외 진출국가는 10여곳 이상으로 늘어난다. 현재 베트남 호치민·중국 베이징 지점을 제외하고는 겹치는 점포가 없어 해외 사업영역을 크게 늘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미래에셋은 전통적으로 삼성증권과 더불어 자산관리 분야에서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 특히 퇴직연금을 비롯한 장기적 자산관리가 필요한 분야에서 강점이 있다. 대우증권의 리테일 지점을 통한 고객확보를 통해 자산관리 분야에서의 시장지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은 퇴직연금·은퇴자산 등 장기적인 WM 분야에 대한 안목을 갖추고 있고 이에 대한 방향성에 많은 시장관계자들이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현재 부족한 브로커리지·IB·리서치분야는 대우증권을 인수할 경우 모두 국내1위로 도약 할 수 있게 된다"며 "미래에셋의 해외네트워크와 대우증권의 해외투자 노하우를 공유하고, 대우증권의 리테일망과 고객을 확보하게 되면 해외투자와 자산관리 분야에서 확고한 선두자리를 굳히게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 미래에셋증권의 의지는 확고한가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1조2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하며 자금 사용 목적을 '인수합병'이라고 명시했다. 공식 입장을 통해 대우증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시장의 의견이 분분했던 게 사실이다. 일각에서는 대우증권을 빌미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흥행시키려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 대한 지원책이 이어지며 라이선스를 탐내던 와중에 주주들의 추가 출자를 끌어낼만한 '건수'가 생겼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내부에서는 "박현주 회장의 의지가 매우 강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인사부서에서 인력이 더 필요하다며 채용안을 올렸는데 박 회장이 "대우증권을 인수한 후 인력을 활용하면 된다"며 결재를 거부했다는 일화가 증권가에 흘러나올 정도다.
- 한국투자증권은 왜 대우증권을 사려고 하나
한국투자증권은 각 사업분야에서 골고루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대우증권 인수는 부족한 분야를 채우는 것이 아닌 확고한 1위자리를 굳히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증권사 중 가장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다는 입장이다. 주식시장이 부진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율을 기록하는 브로커리지분야를 IB와 자산관리 분야에서 상쇄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신용평가사 증권업 담당 관계자는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각 분야에서 고른 성적을 거두고 있지만 확고하게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선 자기자본을 크게 늘려야 할 필요성이 있다"며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각 분야에서의 확고한 선두권을 유지하고 상대적 약점으로 꼽히는 해외투자를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인수 전에 가장 늦게 합류한 한국투자증권은 신중한 입장이다. 지주사의 목표인 비전2020 실현을 위해 인수 전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 다변화된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장이 좋지 않을 때도 수익이 발생한다는 점이 최대의 강점이다"며 "부족한 분야의 보완을 위해 인수를 추진한다기 보다 지주회사가 추진하는 비전 2020 실현 및 아시아 1등 증권사로 거듭나기 위해 대우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 두 증권사 중 한 곳이 대우증권을 인수하면 정말 새 성장동력을 얻게 되는 건가
과거 대형 증권사 M&A 사례를 비춰볼 때 인수를 통해 단순한 고객 확보가 반드시 향후 확고한 성장으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신용평가업계 한 관계자는 "자산관리 분야에선 두 회사 모두 강점을 갖고 있지만 대우증권 인수를 통해 반드시 모든 고객을 확보해 오롯이 성장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갈수록 스마트해지는 투자자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한 특화된 자산관리 서비스가 뒷받침 되지 않을 경우 기존 대우증권의 고객 이탈률은 높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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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0월 31일 17:3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