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3분기 매출 약해 상장 서둘러
구주매출 규모 유지...㈜세진 지원 목적 분석도
-
지난달 수요예측 실패로 기업공개(IPO)를 연기했던 세진중공업이 한 달만에 다시 상장에 도전한다. 공모주 가격을 낮추고, 신주 발행수도 대폭 줄였지만 구주 매출 규모는 종전대로 유지했다. 이에 지난해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한 ㈜세진을 지원하기 위해 IPO를 서두르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 추석, 휴가로 3분기 실적 ↓, 늦을수록 상장에 불리해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선박부품을 제조하는 세진중공업이 다시 유가증권시장 상장에 도전한다. 지난 달 세진중공업은 600억원 규모의 공모를 진행했으나 수요예측 결과가 저조해 상장을 연기한 바 있다.
세진중공업은 공모가격을 내리고 신주발행수를 절반 이상 낮췄다. 종전(3900~4800원)보다 낮은 3500~3900원으로 희망공모가액이 결정됐다. 1180만주를 발행하려 했던 신주규모도 3분의 1수준인 340만주로 수정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세진중공업 수요예측 당시 시장에서 요구하는 주가수익비율(PER)배수가 10배 이하였다"며 "매출 부분은 자신있지만 시장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회사 측에서 많이 양보했다"고 설명했다.
한 달만에 상장에 재도전하는 이유로 세진중공업 측은 3분기 실적을 꼽았다. 관계자는 "추석연휴와 휴가가 집중돼 있는 3분기는 전통적으로 영업일수가 적어 매출 규모도 3분의2 수준으로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상장예심효력 발생 6개월 내로 상장을 재도전 해야하는 데, 내년으로 상장 시점이 넘어갈 경우 분기 감사를 다시 받아야하는 번거로움도 있다.
◇ 구주매출 규모는 그대로 유지..."㈜세진 지급보증 해소할 것"
공모규모가 절반 이상 줄어든 데 비해 구주 매출 규모는 그대로 유지했다. 윤종국 ㈜세진 대표의 부인인 임종심 씨의 구주매출규모는 334만주로 종전과 같다. 재조정된 공모가격을 적용하면 약 117억원이다. 세진중공업 관계자는 "상장을 결정할 때부터 구주 매출 용도는 확실히 정해진 부분이라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
임 씨의 구주매출에 대해 세진중공업 측은 ㈜세진에 제공한 지급보증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밝힌 바 있다. 10월 기준 세진중공업은 ㈜세진에 약 102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세진중공업이 상장할 경우 '상법 제542조의9 제1항(상장회사에 대하여 주요주주 및 그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채무보증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에 적용받을 가능성이 있다. 세진중공업 측은 구주매출을 통해 올해 말까지 지급보증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이번에도 구주매출 규모를 줄이지 않아 ㈜세진을 지원하기 위해 상장을 서두르는 게 아니냐는 관점도 있다. 세진중공업 ㈜세진의 채무를 대신 변제해주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세진중공업이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서 기업 공개를 하는 건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세진중공업이 상장에 성공할 경우 구주매출 금액으로 표면적으로는 계열사간 채무보증을 끊는 효과를 낼 수 있고, 내부적으로는 ㈜세진의 채무를 대신 변제할 수 있다. 금융감독원도 증권신고서 검토 당시 세진중공업의 ㈜세진 지급 보증 내용을 적시하도록 요구한 바 있다.
실제로 ㈜세진은 재무구조가 악화한 상황이다. 관계회사이자 ㈜세진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세진글라스가 지난해 공장붕괴사고로 청산절차를 밟고 있기 때문이다. ㈜세진은 지난해 말 기준 1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세진중공업 측은 "9월 기준 채무액이 160억원으로 잡혀있었는데 ㈜세진이 일부 상환해 100억원으로 줄었다"며 "지급보증만 해소하면 ㈜세진과 세진중공업이 큰 연관성을 갖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0월 28일 10:08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