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 붙는 LG·삼성의 전기차 배터리 경쟁
입력 2015.11.10 07:00|수정 2015.11.10 07:00
    연평균 30% 성장 예상되는 차세대 먹거리
    LG, LG전자·LG화학 중심으로 그룹차원 투자 집중
    삼성, 삼성SDI 홀로 분전…향후 더 힘 실릴 가능성
    • 이트론 이미지 크게보기
      LG화학과 삼성SDI가 공동으로 배터리 개발 중인 아우디의 순수전기차(EV) Q6 이트론(E-tron)(출처=아우디 홈페이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놓고 LG와 삼성이 또 한 번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LG는 배터리를 비롯한 전기차 산업에 그룹 역량을 집중하며 주도권을 잡으려는 모습이다. 삼성은 롯데와 빅딜(Big-Deal) 과정에서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확고한 투자의지를 드러냈다.

      두 그룹은 지난 8월 아우디의 전기차 배터리 납품업체로 선정된 이후 더욱 경쟁적으로 수주성과를 드러내왔다. 업계에선 스마트폰 시대를 기점으로 상반된 길을 걸었던 두 그룹이 전기차 시대를 앞두고선 어떤 행보와 성과를 보일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최근 IT산업의 관심은 스마트폰에서 전기차로 이동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전기차가 주요 IT업체들의 차세대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B3는 올해 약 678만대로 예상되는 전기차 판매량이 2020년에는 1000만대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평균 성장률이 30%가량이다.

      외국계 투자증권(IB) IT담당 애널리스트는 “IT업계 최대 화두는 전기차”라며 “전기차 시대가 열린다면 각광받는 회사는 현대자동차가 아니라 삼성, LG 등 IT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에서 성과가 부진했던 LG는 일찌감치 전기차를 새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LG전자는 2년전 신설한 자동차부품(VC) 사업부를 통해 차량용 전기장비 사업을 키우고 있다. 그룹의 또 다른 축인 LG화학은 전기차용 배터리사업 확장에 한창이다. 현재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 20여곳과 납품계약을 맺었고, 중국과 미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현지시장 공략을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LG하우시스 등의 계열사도 관련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권영수 LG화학 사장은 “본격적으로 전기차 시장이 열리는 2016년에는 경쟁사가 감히 넘볼 수 없는 확실한 세계 1위를 달성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전기차 배터리

      삼성은 그동안 성장을 이끌어온 스마트폰이 주춤한 올해 들어 전기차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2차전지 제조를 맡고 있는 삼성SDI에 관련 사업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난 2월 해외 전기차용 배터리팩 제조사를 인수한 데 이어, 7월에는 삼성정밀화학의 2차전지 활물질사업도 가져왔다.

      최근 롯데와의 빅딜 과정에서도 삼성SDI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그룹의 사업 구조조정이 한창임에도 2차전지를 끌고 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췄다.

      다만 아직까지는 삼성SDI 홀로 전기차 관련 사업을 이끄는 모양새다. 그룹 차원에서 전기차 산업 전반에 투자하고 있는 LG와 대조적이다. 업계에선 기존 전자사업, 특히 스마트폰에서의 엇갈린 성적에서 비롯된 차이라고 평가한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삼성의 부품사들은 아직도 스마트폰 의존도가 높다”며 “스마트폰이 부진한 LG가 먹거리를 찾기 위해서 좀 더 발 빠르게 전기차 시장에 대응한 면이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는 삼성이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스마트폰의 불확실성이 커진만큼 이를 보완할 사업의 필요성도 커졌다는 것이다. 삼성SDI 외에 삼성전기를 비롯한 전자 계열사들도 차량용 전장사업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좀 더 폭넓은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스마트폰 관련 수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차량용 부품 시장은 놓칠 수 없는 분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