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JR운용과 매각 협상 결렬 후 인수자 못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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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피스동 T타워(오른쪽)와 주거동 남산트라팰리스(왼쪽) 전경
"T타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무슨 일로 들어왔냐'며 용무부터 묻는 관리인 어깨너머로 보였던 엘리베이터 전광판 문구다. 건물 후면 출입구를 지키는 관리인은 선 채로 빌딩을 지키고 있었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사무실 공간은 휑하게 비었다. 돌아나와 로비쪽 출입구로 들어갔다. 입주사 명패는 찾아볼 수 없고, 리셉션 데스크 위엔 건물임대 안내 팜플렛만 쌓여있다.
LG유플러스가 임차하던 시절엔 'LG유플러스 빌딩'으로 불렸지만, 건물 이름은 현재 'T타워'로 바뀌었다. LG유플러스가 지난 4월초 용산 신사옥으로 이사가면서부터다. T타워라는 이름은 건물 바로 옆, 주거동인 '트라팰리스(Trapalace)'의 앞글자에서 따왔다.
T타워 주변의 인적은 드문 편이다. 주거동 아랫층의 상가도 활기를 잃은 모습이다. 상가 전면부에 위치했던 투썸플레이스, CU편의점 등은 문을 닫은 상황이다. KB국민은행과 몇몇 음식점만 영업 중이다.
◇2013년말 매각 무산돼…"공실 채우기 전엔 매각 힘들다"
T타워는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이하 마이다스운용)이 지난 2006년 약 1630억원을 들여 부동산펀드로 매입했었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5가에 자리한다. 지하 6층~지상 28층, 오피스동 면적 4만1598㎡ 규모의 건물이다.
마이다스운용은 8년이라는 부동산펀드 만기가 다가오자 LG유플러스를 대신할 임차인을 찾는 동시에 건물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2013년 연말에 제이알투자운용이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새로운 임차인은 구할 수 없었고, 지난해 3월께 매각 논의가 무산됐다.
부동산 업계에선 T타워 매각을 위해선 공실부터 채우는 것이 급선무라고 입을 모은다. 서울역 근처의 오피스 빌딩들이 다들 임차인 '모시기'에 급급한 상황이고, 그 중에서도 공실률이 가장 높은 곳은 T타워다. 현재 임차율은 7%대로 사실상 건물 대부분이 비어있다.
부동산 임대업계 관계자는 "연세빌딩, 서울스퀘어, 서울시티타워 등 서울역 인근 오피스빌딩 공실을 평균내면 적게 잡아도 50%정도인데, 도심권역에서 공격적인 렌트프리(rent-free)를 내세우지만 임차인 구하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임차인을 겨우 채워가는 곳들도 매각 추진이 힘든 상황이라서 전체가 공실인 T타워를 매각하려면 어떻든 공실부터 채워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T타워 아래 위치한 STX남산빌딩은 매각을 위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 협상은 지연 중이다. 꾸준히 매각설이 제기되는 인근의 서울스퀘어는 임대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일대에서 공실을 그나마 해소하고 있는 빌딩으로 꼽힌다.
◇"부동산펀드 첫 디폴트 사례 나올까…"
T타워에 대한 이슈는 당분간 공실 상태가 이어져 매각이 힘들 것이라는 데 그치지 않는다. 부동산펀드가 설정한 오피스 자산이 부실채권(NPL) 시장에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LG유플러스가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고 빌딩을 나서면서 마이다스운용에 제시한 책임임차(master lease)기간은 5~6개월이라고 알려졌다. LG유플러스가 신사옥으로 이전한 게 4월초임을 감안하면 책임임차 기간이 이미 끝난 상황이다.
임대수익이 없다면 펀드 수익자에 배당도 할 수 없을 뿐더러, 대출 이자비용을 낼 수 없다. 채무불이행(default)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아직까지 부동산펀드가 설정한 자산에서 디폴트가 일어난 사례는 없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펀드는 차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임대 수익 등 현금흐름이 없다면 디폴트가 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마이다스운용의 부동산펀드 운용 능력도 도마에 올랐다. 대형 오피스 빌딩 운용 이력이 많지 않아서 건물 매각이나 임대차 관리가 떨어진다는 평가다. 대출형 부동산펀드 등을 제외하면 마이다스운용이 현재 운영 중인 국내 오피스 실물형 부동산펀드 자산은 T타워뿐이다. 지난해 시청역 근처 올리브타워를 매각하면서다.
T타워의 임대 대행사는 따로 선정하지 않았다. 건물 관리인에게 임대문의를 물어보니 마이다스운용에 직접하라는 답변을 들었다. 빌딩 건물관리는 LG계열사인 서브원이 담당하고 있다.
마이다스운용 관계자는 "건물 매각 관련해서는 답변할 수 있는 게 없다"며 "건물 공실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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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1월 09일 17:2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