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 일가 46.7%vs지주회 53.3%
신동주, 쓰쿠다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손배소 청구
"형제 분쟁 장기화 땐, 롯데 경영권 잃을수도"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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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의 칼 끝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아닌, 일본 롯데홀딩스 전문경영인으로 향했다. 지난 12일 신동주 회장은 일본 도쿄 페닌슐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 및 주식회사, 롯데, 롯데상사, 롯데부동산에 대해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신동빈 회장의 중국 사업 손실ㆍ 후계 정통성 등을 문제삼다가 돌연 전선(戰線)과 전장(戰場)을 한국이 아닌 일본으로 바꾼 것이다.
일본 롯데 주요 보직에서 해임된 신동주 회장이 취할 수 있는 예정된 방식이라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쓰쿠다 사장을 비롯, 일본 롯데의 전문경영인의 캐스팅보트(Casting Vote)를 견제해 '명분'을 확보하겠다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결과적으로 "형제가 화해하지 않으면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다"는 제스처를 강조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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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업원·임원지주회 日롯데홀딩스 53% 보유…의결권 장악
알려진대로 롯데그룹 최상위 지분구조로는 일본 롯데홀딩스를 장악해야 한국-일본 롯데 경영권 장악이 가능하다.
한국 롯데그룹의 지배회사인 호텔롯데의 지분 95% 가량을 일본롯데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임원지주회(13.9%) ▲총수일가(13.6%)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이하 LSI 10.7%) ▲임원지주회(6%)로 구성돼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의 경우, 의결권 기준 지분으로 따지면 신 회장 일가의 지분율이 지주회에 오히려 밀린다. 일단 LSI의 지분은 상호보유지분으로 의결권을 갖지 않는다. 이를 제외한 의결권 기준 광윤사 및 신 씨 일가의 지분율이 46.7%. 신동주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율은 1.6%, 신동빈 회장은 1.4%에 불과하다. 반면 종업원 및 임원지주회의 지분율은 53.3%에 달한다.
결국 일본롯데홀딩스는 지주회가 장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지주회의 중심에 쓰쿠다 대표이사가 있다.
종업원 지주회는 지난 1969년 설립됐는데, 당시 야구단 롯데마린즈 인수를 위해 설립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의 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50%가 넘는 기업은 프로야구단을 소유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한국국적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종업원지주회를 만들어 보유 지분을 50% 아래로 떨어트렸고, 반대급부로 종업원·임원·관계사·임원지주회의 지분이 크게 늘어났다.
45년전 야구단 인수를 위한 지분 조정이 이번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아킬레스건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종업원지주회 보유 주식은 권리가 철저히 제한돼 있다. 일단 거래는 액면가로만 가능하다. 또 퇴사 등을 할경우 주식의 매각은 후임자 혹은 회사가 지정한 사람에게만 가능하다. 결국 종업원이 이름만 빌려줬을 뿐, 실질적인 경제적 이득은 매입가격의 10~12% 수준의 배당소득이 전부다.
◇ "캐스팅보트가 경영권이 될 수도"…"롯데 실질지배권은 전문경영인에"
지주회는 현재 신동빈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지난 8월 일본롯데홀딩스 임시주주총회에선 신동빈 회장의 사외이사 선임과 지배구조 개선안건이 모두 통과했다. 신동빈 회장이 지주회 힘을 등에 업게 된 것은 쓰쿠다 사장과 고바야시 부사장의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신동주 회장 측은 바로 이런 점을 들어 "롯데그룹이 사실상 쓰쿠다를 비롯한 전문 경영인들 손에 들어가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쓰쿠다 대표이사의 선택에 따라 롯데그룹의 운명이 바뀔 수도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신동주 회장측은 현재 쓰쿠다 대표이사가 신동빈 회장과 손을 잡은 이유로 "신동주 회장과 쓰쿠다 대표이사와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쓰쿠다 대표이사가 롯데그룹에서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신동빈 회장을 택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니 향후 이해관계에 따라 쓰쿠다 대표가 신동빈 회장에게도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신동주 회장이 쓰쿠다 대표이사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 신동빈 회장에게는 화해의 제스처를 취하면서 쓰쿠다 대표이사를 롯데그룹 밖으로 밀어 내, 캐스팅보트를 쥘 수 없게 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 민유성 SDJ코퍼레이션 고문은 "신동주 회장의 소송제기는 신동빈 회장과의 관계 문제가 아니라 롯데그룹을 지키는 데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며 "경영권 분쟁의 끝은 한국과 일본 롯데의 해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신격호 총괄회장 일가가 롯데의 경영권을 잃을 수 있는 리스크는 이미 노출돼 있다"며 "신격호 총괄회장도 이사직에서 해임했는데 신동빈 회장을 끌어 내리는 일은 더 쉬울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물론 롯데그룹은 이런 시각에 반발하고 있다. "근거없는 억측으로 진실을 숨기고 국민을 호도한다", "(신동주 회장이) 경영실책 반성 없이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은 기업을 사유재산으로 여기는 구시대적인 생각" 등의 입장이다. 신동주 회장측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묵묵부답이고 화해 의사가 없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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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1월 15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