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만㎡ 대규모 부지, 절반 이상 R&D시설로 채워야
원매자 구해도 서울시 협조 미지수…매각 절차도 시간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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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자구계획안의 핵심 중 하나인 마곡지구 부지 매각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부지 규모가 전용축구장 면적의 9배로 대규모이고 첨단산업지로 지정돼 있어 요건을 충족하는 인수자가 나타나야 하며, 마곡지구 사업주체인 서울특별시와 SH공사의 승인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 서울시 "소유권 이전 부지 대금 반환은 어렵다"
대우조선해양은 KDB산업은행의 금융지원을 받으며 총 7500억원의 비핵심 자산매각 계획을 세웠다. 이 중 가장 규모가 큰 것이 2000억원 규모 마곡지구 연구단지 부지 매각이다. 서울시 마곡지구의 첨단산업단지에 자리 잡은 6만1200제곱미터(㎡, 약 1만8500평) 규모의 땅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이 부지를 2000억원에 분양받아 지난해 대금을 완납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이 부지를 매각하려면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서울시가 이를 도로 사주거나, 입주를 포기한 후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서울시 명의의 공개 처분 공고를 내야 한다.
서울시가 되사주는 방식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서울시는 이미 토지의 소유권이 실질적으로 대우조선해양에 넘어간 상황에서 '환불'을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 마곡사업추진단 관계자는 "대우조선해양이 납입한 2000억원을 돌려주는 일은 있을 수 없다"며 "규정상 어렵고 전례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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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우조선해양이 마곡지구에 분양받은 6만㎡ 규모 부지 위치(빨간선). 롯데컨소시엄과 넥센타이어 옆에 위치하며, LG그룹에 이어 두번째로 큰 부지다. (사진=SH공사)
◇ 두번째로 큰 규모 부지 분양받아…"원매자 있을까"
남은 방안은 입주 포기 후 공개 매각 절차를 밟는 것이다. 마곡지구 부지를 사겠다는 원매자가 나타나면 대우조선해양이 전매 방식으로 부지를 넘기고 현금을 받는 방식이다.
공고를 낸다 해서 원매자가 나타날 진 미지수다. 대우조선해양은 마곡지구에서 LG그룹 다음으로 큰 부지를 분양받았다. 대기업이 아니면 소화하기 힘든 수준의 규모다. 부지 활용 방식도 제한돼있다. 마곡지구는 첨단산업단지라 부지의 50% 이상을 연구개발(R&D) 관련 시설로 채워야 한다.
마곡지구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SH공사 관계자는 "대기업이 아니면 사실상 인수하기 힘든 규모의 부지인데 분양공고가 나왔다고 갑자기 뛰어들 기업이 있을지 모르겠다"며 "자금이 있다고 누구나 들어올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적합한 기업인지 서울시의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제약 때문에 대우조선해양이 마곡부지를 매각하기 위해선 직접 자금력과 대규모 연구센터 수요가 있는 원매자를 구해야 한다. 서울시와 SH공사는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매각 의사를 전달받은 적은 없지만, '매각하려면 이 같은 방법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 매각 진전 거의 없어…産銀도 "시간 걸릴 것"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상반기 대규모 손실 반영 이후 마곡지구 사업을 잠정 포기하고 원매자를 물색해왔다. 현재까지 진전은 없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행정적 절차 및 여러 요건으로 인해 지금 당장 마곡지구 매각에 착수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원매자 확보에 성공한다 해도 절차적으로 시간이 걸린다. 이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은 서울시와 반드시 협의를 거쳐야 한다. 서울시가 매각을 승인한다 해도 공고 절차를 밟아야 한다. 1~2달이 소요된다. 원매자가 마곡부지 입주에 적합한 기업인지 판단하는 서울시의 심사에도 한 달 정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산업은행도 마곡부지 매각은 자구안 중 시기적으로 가장 늦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회사 내부 정비에도 정신이 없는데 외부에서 원매자를 구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매각까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 일각에서는 대우조선해양이 마곡지구 개발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입주까지 마친 뒤 해당 건물 및 부지를 세일앤리스백(Sales&Lease back) 방식으로 매각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다만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대우조선해양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지만 매각한다고 하면 시장에서 관심이 없을 것"이라며 "원매자를 찾지 못한다면 세일앤리스백도 검토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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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1월 18일 11:3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