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현 부회장·신종균 사장, 더 큰 그림 그리길 기대”
의료기기 사업 힘 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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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그룹이 '변화' 대신 '안정'을 선택했다.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파격 인사는 없었고 예년 수준의 승진이 이뤄졌다. 그룹 중추인 미래전략실에도 큰 변화를 주지 않았고 대신 신성장동력 찾기에 대한 고민만 담았다. 이재용 부회장 체제 구축을 위한 안전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삼성그룹은 1일 사장 승진 6명, 대표 부사장 승진 1명, 이동·위촉업무 변경 8명 등 총 15명 규모의 정기 사장단 인사를 내정 및 발표했다.
인사 규모는 예년 수준으로 돌아왔다. 지난해는 이건희 회장이 쓰러진 이후 이례적으로 승진자를 3명으로 줄인 바 있다.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에도 법무팀과 인사지원팀을 제외하곤 큰 변화가 없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실차장(사장) 투톱 체제가 그대로 유지됐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3세 경영 체제가 본격 막을 올렸지만 동시에 강도 높은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라며 “미전실 투톱 체제의 유지는 현 구조조정이 지속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는 “일각에선 미전실 세대교체 가능성도 언급했지만, 구조조정이 일단락되기 전까진 현 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재용 부회장 체제로 구축되기 전의 안전판을 다지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일정 기간 이어져오던 겸직 체제를 일단락시켰다.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겸임하던 종합기술원장에서 물러났다. 윤부근(CE부문장)·신종균(IM부문장) 삼성전자 사장도 겸직하던 생활가전사업부장·무선사업부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생활가전사업부장은 미정이고, 무선사업부장은 고동진 부사장이 사장 승진해서 맡게 됐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권 부회장과 신 사장이 겸직을 놓았다는 것은 일선에서 물러났다기 보다 중장기적으로 더 큰 그림을 그려달라는 의미”라며 “신 사장의 경우 과거에는 제품 개발에 깊이 관여했다면 앞으로는 신성장동력을 찾는 등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조직의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존 사업부 모델이 그대로 유지가 됐고 인사에서도 당장 변화를 추구한 것 같지 않다”며 “기존 인물들을 가지고 조직의 안정을 추구한 것 같다”고 전했다.
지금의 인물들을 대체할 만한 사람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전동수 삼성SDS 사장이 삼성전자 CE부문 의료기기사업부장 사장을 맡게 된 것에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전 사장은 삼성전자 디지털AV사업부장과 메모리사업부장을 거쳤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두루 경험한 만큼 그룹의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지목된 의료기기사업을 키워보라는 책임을 안게 됐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전 사장은 반도체 ‘통’으로 SDS에 있으면서 사물인터넷(IoT)에 대한 경험까지 쌓게 됐다”며 “앞으로 의료기기사업과 관련해 삼성전자와 삼성SDS 간의 활발한 협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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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2월 01일 11:3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