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PEF 자금모집…새로 뜬 엑셀시어·프리미어, 거물 된 IMM
입력 2015.12.22 07:00|수정 2015.12.23 16:11
    국민연금 돈 받은 프리미어·엑셀시어 약진
    스틱·JKL·스카이레이크 등 기존 강자도 꾸준
    IMM PE, 국내 자금으로만 1兆 단일펀드 설립
    • 올해 블라인드 사모펀드(PEF) 자금모집 시장에선 프리미어파트너스, 엑셀시어캐피탈 등 중소형 운용사(GP)의 약진이 눈에 띄었다. 탄탄한 운용 실적을 바탕으로 국민연금 등 여러 기관투자가로부터 자금 모집에 성공했다. 기존 강자인 스틱인베스트먼트, JKL파트너스 등도 꾸준한 모습을 이어갔다.

      IMM 프라이빗에쿼티(PE)는 올해 국내 자금으로만 1조원 이상의 단일 펀드를 결성하는 신기원을 열었다.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등 대형 바이아웃 운용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평가다.

      ◇ 프리미어·엑셀시어 약진…규모 작지만 운용실력 높이 평가

      프리미어파트너스와 엑셀시어캐피탈은 국민연금의 운용사 공모절차(컨테스트)의 미드캡(Mid-Cap) 부문에 선정된 데 이어 교직원공제회가 매칭(Matching) 형태로 추진한 중형 블라인드 PEF 운용사로도 뽑혔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지난 2005년 설립됐다. 국민연금의 출자를 받은 1650억원 규모 ‘프리미어 그로쓰(Growth) M&A 투자조합’ 등 총 4개, 3250억원 규모 펀드를 결성한 데 이어, 지난 10월 2000억원 규모 ‘프리미어 성장전략 M&A’ PEF도 추가했다.

      투자 중복을 막고, 원활한 의사 결정을 위해 투자기간 중엔 하나의 펀드만 운용하는 ‘원 펀드(One Fund)’ 전략을 쓴다. IT, 헬스케어 등 성장 산업의 초기 및 성장 단계 기업 투자에 무게를 둔다. 반도체 부품 업체 네패스, 게임개발사 폴리곤게임즈, 의료기기업체 나눔테크 등에 투자한 바 있다.

    • 엑셀시어캐피탈(Excelsior capital)은 1998년 설립된 홍콩계 사모펀드로 중국, 홍콩, 대만, 한국 등 아시아가 주요 투자 거점이다. 민승기 전 흥국자산운용 전략투자본부장이 파트너이자 한국법인 대표로 있다. 4억300만달러(약 4670억원) 규모의 1호와 2호 펀드는 투자회수를 완료했고, 3억2400만달러(약 3754억원) 규모의 3호 및 4호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동양제철화학(현 OCI)과 경인방송에 투자한 후 회수를 마쳤고, 케이블TV 사업자 CJ헬로비전과 지폐계수기 제조사 SBM 등에 투자한 상태다.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프리미어파트너스는 규모는 크지 않지만 신중하고 보수적인 투자, 안정적인 성장 및 회수 전략을 높이 평가한다”며 “엑셀시어캐피탈 역시 규모는 작지만 안정적인 투자 실적을 보여왔고, 앞으로 국내 투자도 늘려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올해도 강자 스틱·JKL·스카이레이크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올해 국민연금, 교직원공제회, 사학연금, 행정공제회의 운용사로 잇따라 선정됐다. 지난해에도 행정공제회, 공무원연금, 정책금융공사(현 산업은행), 성장사다리펀드, 수출입은행, 노란우산공제의 선택을 받는 등 자금모집 시장의 강자로 활약하고 있다. 벤처캐피탈로 시작해 대표 PEF 운용사로 자리 잡았고, 운용자산은 3조6000억원을 넘어섰다.

      스틱인베스트먼트가 매년 각 기관의 선택을 받는 이유로는 IT에 강점을 가진 차별성, 국외 자본 유치, 안정적 투자 성과 등이 꼽힌다.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3개의 투자본부와 타 운용사 대비 월등한 투자인력 규모도 다양한 출자사업에 지원하고 선정될 수 있는 힘”이라고 평가했다.

      JKL파트너스는 지난해 성장사다리펀드, 행정공제회, 노란우산공제 등의 자금을 받았고, 올해 국민연금 미드캡 부문 운용사로 뽑히며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올해 하림그룹과 팬오션 인수를 완료했고, 최근 한국제분 인수 우섭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숨을 고른 스카이레이크는 올해 산업은행의 신성장동력산업, 행정공제회의 블라인드 펀드 운용사로 선정되며 자금모집에 시동을 걸었다.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이 이끌고 있으며, IT와 중소기업 투자에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3년엔 국민연금을 비롯 교직원·행정·군인공제회의 선택을 받기도 했다. 운용인력이 많지 않아 대규모로 결성한 PEF를 집중적으로 운용하되, 투자 집행이 마무리 되는 시점에야 펀드 결성에 다시 나서는 전략을 쓰고 있다.

      ◇ 1兆 단일 펀드 IMM PE, 국내 대표 운용사로 위상 높아져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예금사업단은 물론 예정에 없던 보험사업단의 출자금까지 총 3000억원을 IMM PE에 몰아줬다. 최종 후보까지 올랐던 KTB PE가 배제되며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우정사업본부가 IMM PE의 역량을 높이 산 것이란 평가도 나왔다.

      기세를 이어 올해는 국민연금의 라지캡(Large Cap) 부문과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등 운용사로 선정됐다. 지난 3월 우정사업본부 출자금을 바탕으로 등록한 4850억원 규모 ‘IMM로즈골드3’ PEF는, 올해 추가 자금 모집을 통해 1조256억원까지 커졌다. 처음으로 국내 자금으로만 1조원대 단일 펀드를 결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해외 자금으로는 IMM로즈골드3알파1호(294억원)와 2호(587억원) 등 두 개의 병행 펀드도 만들었다.

      다른 기관투자가 관계자는 “IMM PE가 1조원 대 단일 펀드를 가지게 되면서 MBK파트너스 등 대형 운용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며 “그 동안 토종 운용사가 집중하기 어려웠던 대형 바이아웃 거래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IMM PE는 지난해 종합유선방송사업자 티브로드와 제약사 제넥신에 투자했고, 현대상선 LNG전용선 사업부를 인수했다. 올해는 태림포장과 대한전선 경영권을 가져왔다. IMM인베스트먼트도 행정공제회 블라인드 PEF 운용사에 선정됐다.

      ◇ 2016년 출자 시장, 국민연금 발 연쇄 이동 재현될까

      올해 자금모집 시장이 문을 닫으며, 관심은 이제 주요 기관들의 내년 출자 사업계획에 모아지고 있다. 대체로 시장 상황 및 내부 포트폴리오를 감안해 계획을 정한다는 방침이지만, 올해처럼 국민연금 등 큰손의 움직임에 따른 연쇄 출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국민연금은 2011년, 2013년, 2015년 등 홀수 해의 3~6월 사이에 공고를 내고 대규모 출자사업을 진행해왔다. 짝수 해인 내년에 공모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블라인드 PEF 출자 여부는 국내외 시장 상황과 내부 포트폴리오를 살핀 후 내년 1월께 결정 될 것”이라며 “일정 주기에 따라 출자하거나 거르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올해 5000억원을 출자한 산업은행은 내년에도 비슷한 규모의 출자를 예정하고 있다. 지난 7월 운용사 선정 공고를 낸 탓에 자금 모집이 원활하지 않다는 점을 감안해, 내년에는 2분기 중엔 공고를 낼 계획이다. 우정사업본부는 관계자는 “보험사업단은 현재까진 출자 계획이 없으며, 예금사업단은 해외 블라인드 PEF 출자를 검토 중이나 규모와 시기는 유동적”이라고 밝혔다.

      교직원공제회도 블라인드 PEF 출자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는 입장이다. 매년 출자사업을 진행해온 행정공제회 역시 기존 출자 펀드의 소진율을 감안해 출자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출자 시 규모는 예년과 비슷할 전망이다. 올해 국민연금 출자 사업과 매칭을 꾀한 것처럼 내년에도 다른 대형 기관의 움직임에 따라 출자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출자사업을 진행했던 군인공제회는 일찌감치 내년 출자를 위한 운용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블라인드 펀드 1200억원, 벤처캐피탈 300억원 등 총 1500억원 규모며 운용사는 내년 초 결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