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혹한기, 기업도 악전고투…주관수수료만 12% 낸 곳도
입력 2015.12.23 07:00|수정 2015.12.23 16:10
    멕아이씨에스, 공모자금 24억원 중 4억원 수수료로
    공모 규모 절반 가까이 줄인 탓에 수수료 비중 ↑
    • 연말 기업공개(IPO)에 도전했던 기업들의상장철회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장을 강행한 기업들도 고전하고 있다. 공모가를 낮춘 탓에 공모금액의 12%를 상장 수수료로 지급한 회사도 나왔다.

      멕아이씨에스는 IPO로 24억7500만원을 확보했지만 주관사 키움증권에 낸 수수료만 3억원이나 됐다. 공모금액 대비 1212bp(1bp=0.01%포인트)였다. IR 비용, 법무사 수수료 등까지 더 하면 발행제비용으로 4억원이나 썼다. 결국 멕아이씨에스가 손에 쥘 공모자금은 20억원에 그친다.

      멕아이씨에스는 수요예측에서 올해 최저 수준인 3.7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종 공모가액은 희망공모가(7,500~9,000원)의 절반 수준인 4500원으로 결정됐다. 41억원으로 계획됐던 모집 총액도 24억원으로 낮아졌다.

      멕아이씨에스와 키움증권은 최종 공모금액의 6.5% 혹은 3억원 중 큰 금액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수료로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공모 금액의 6.5%는 약 1억6000만원에 그쳤고, 이에 따라 3억원의 수수료를 지급하게 됐다.

      처음 계획했던 공모자금을 감안하면 주관 수수료 3억원은 무난한 금액이라는 평가다. 다만 기업 가치를 낮추더라도 상장을 강행하겠다는 회사의 결정에 키움증권은 1212bp라는 기록적인 수수료율을 기록한 것이다. IPO 업계 관계자는 “상장하는 회사뿐 아니라 주관사에게도 민망한 상황이 됐다”며 “공모시장 분위기가 워낙 안 좋아 이런 씁쓸한 상황도 나온다”고 언급했다.

      멕아이씨에스처럼 공모가를 낮춰 상장을 강행한 기업의 사례는 늘고 있다. 상장을 연기해도 내년 초 상장에 재도전하는 기업이 몰려 지금과 같은 상황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씨트리는 8300원이었던 공모가를 6500원으로 낮췄고, 보광산업도 최소 희망공모가 6000원에서 4000원으로 확정했다.

      하반기 공모시장 침체로 연내 상장을 포기한 기업은 이미 열 건을 넘어섰다. 지난 11월부터 이달까지 상장철회를 결정한 기업은 11곳이다. 상장을 연기한 한 기업의 주관사 관계자는 “시장 분위기로 기업 가치가 낮게 평가됐다는 판단 아래 상장 시점을 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