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투자로 인한 재무부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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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해 제약업계 이슈는 단연 한미약품이었다. 해외 업체와의 대규모 기술이전 계약 체결로 침체기에 빠진 제약업계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제2의 한미약품을 꿈꾸는 제약업체들의 사업모델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기존 내수와 제네릭(복제약) 중심에서 수출과 신약 중심으로의 변화가 핵심이다. 리베이트규제 강화 및 약가 인하 압박으로 국내 영업환경이 악화하면서,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한 수출 확대로 새로운 성장방향을 찾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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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이 보인 성과가 타 업체들을 자극하면서 제약업계의 연구·개발 투자 강화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연구·개발비로 매출액의 20%를 지출해 수익창출에 우려를 샀지만, 올해 5건의 수출 계약 체결로 되돌아왔다. 대형 제약사들은 2006년 매출액 대비 6.7% 수준의 연구비 비중을 올해 9월 기준 약 10%까지 확대했다.
대규모 투자로 인해 늘어날 각 사의 재무적 부담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LG생명과학이 대표적이다. 마곡 연구시설 대규모 투자가 잉여현금창출을 제한하면서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받았다.
한국신용평가(이하 한신평)는 “R&D투자가 장기적 성장을 위해 필요하지만, 투자 성공가능성이 다른 산업에 비해 낮은 산업 특성 상 단기적으로 재무부담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상위권 제약사와 중하위권 제약사 간 실적 양극화가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자체 자금창출력과 연구·개발력이 부족한 하위권 제약기업은 내년도 영업이 위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관심도 이어질 전망이다. 성장둔화가 나타나는 화학합성 의약품에 비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50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 플랜트 착공에 나섰다. 삼성·SK·한화 등 시장 진입에 나선 대기업과 한미약품 등 중상위권 제약사의 공존이 예상되고 있다.
제약업계에선 '연구·개발 투자의 선순환 구조' 장착 여부가 화두가 될 전망이다.
서호익 한신평 연구원은 “연구·개발 투자 확대로 파이프라인을 다양화해 성공가능성을 높이고, 신약 출시 및 기술 수출을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하는 ‘선순환 구조’ 구축 여부가 각 제약사 신용도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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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5년 12월 24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