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계열사들의 등급 하향 가능성은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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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개선’을 선언한 LG그룹이 올해 본격적인 신사업 투자에 나선다. 신규 투자를 위한 자금 소요가 늘 것이 예상되면서, 채권시장의 ‘빅 이슈어(Big Issuer)’ 지위는 유지될 전망이다. 실적 정체를 겪는 IT 계열사의 발행 조건은 지난해에 비해 까다로워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LG그룹이 올해 상환해야 하는 공모채권 만기도래분은 2조8000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약 2조5000억원과 유사한 수준이다. 계열사 중 LG디스플레이의 채권 만기도래분이 약 1조원으로 가장 크다. LG전자(7100억원), LG유플러스(3700억원), LG생활건강(2900억원)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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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선 올해도 LG그룹의 활발한 채권 발행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룹의 신사업으로 꼽힌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자동차 부품’에 대규모 투자가 예정돼 있어 발행 규모가 지난해보다 많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LG그룹은 지난해 총 2조9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까지 OLED를 중심으로 총 10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해 정확한 투자규모는 4분기 실적발표(IR) 후 공개 예정이지만, 지난해 투자규모인 3조원보단 늘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 차원의 신사업으로 부상한 자동차 부품 관련 계열사들의 투자 규모도 확대할 전망이다. 조석제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해 3분기 실적발표회(IR)에서 “유럽 생산 기지를 건설하는 등 전지부문 투자를 더 늘리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관계자들은 LG 주요 계열사의 채권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연초 자금 집행이 재개되면서 'AA' 등급 이상 우량 채권에 대한 수요가 활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LG그룹이 전반적으로 재무안정성이 좋고 조선·건설 등 우발채무로 손실 인식이 어려운 업종의 계열사가 없는 점이 채권시장에서 매력적”이라며 “올해도 회사채 발행 및 유통은 원할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 등 주요 IT계열사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주요 계열사의 신용도 유지가 관건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향후 실적 부진이 발행 조건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우려다. 지난해보다 금리 상승 및 수요예측 경쟁률 하락 등 발행 조건이 까다로울 것이란 점에 의견이 모이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LG그룹 내 IT 계열사의 실적이 안좋아 진 것에 비해 그동안 등급 조정이 없었다"며 "올해도 부진이 이어진다면 1노치(notch) 정도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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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1월 06일 08:3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