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OLED 시장 확대 전망
LGD, 내년도 중·소형 OLED 시설 가동 목표로 투자 집행
삼성디스플레이, 추가 시설 투자 등 놓고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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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소형 OLED 시장의 격변이 감지되고 있다.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 업체의 대응도 갈릴 전망이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양산을 위한 시설 가동 준비에 나서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고민은 길어지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애플은 국내 양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LG디스플레이·삼성디스플레이와 일본의 재팬디스플레이(JDI)·대만의 팍스콘 4개 업체를 통해 중·소형 OLED 공급망을 갖출 계획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2014년 10월 초 삼성디스플레이 고위 관계자 3명과 팀 쿡이 만나면서, 폴더블(foldable)·플렉서블(flexible) 중·소형 OLED 패널 계약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며 “2조5000억원 규모의 선수금 제의까지 있었지만 삼성 측 결정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점유율은 95.8%를 기록했다. 현재 유일하게 양산이 가능한 업체다. LG디스플레이가 2.7%로 뒤를 이었지만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아이폰의 OLED 채택 시기에 대해선 2017년 말과 2018년 양산을 두고 전망이 갈리고 있다. 업계에선 애플이 2017년 하반기로 양산 목표를 세웠다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참여가 확정됐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년까지 물량을 충족하려면 이미 양산 기술을 갖춘 삼성디스플레이의 참여가 필수적이란 분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계약 여부에 따라 올해 9000억원대로 작게 잡았던 OLED 투자 계획을 4조~5조원까지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고민이 길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미 OLED 패널을 탑재한 갤럭시 시리즈 등 삼성전자 스마트폰 물량 등으로 기존 시설이 충분히 가동되고 있다. 아이폰 패널 수주를 위해선 추가 투자가 집행되어야 한다. 라인을 독점하는 계약 구조상 가동률이 떨어질 경우 투자 손실을 안을 수 있다. 이미 충분한 현금을 보유한 삼성디스플레이 입장에선 선수금보다 물량을 보장하는 계약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증권사 디스플레이 연구원은 “과거 아이폰5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했을 때 애플에 저온폴리실리콘(LTPS) LCD를 공급했던 JDI의 가동률이 30%까지 떨어졌지만, 전용 라인으로 계약해 다른 물량 수주가 불가능했다”며 “삼성입장에선 선수금이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형 OLED 시장진입이 늦은 LG디스플레이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애플 수주가 ‘호재’다. 회사는 지난해 구미와 파주에 대규모 플렉서블 OLED 투자를 집행해 대비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추가 투자 부담은 적을 것이란 입장이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은 지난 6일 CES 2016 기자회견에서 “구미 6세대 플렉서블 OLED 라인의 17년 상반기 가동을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아이폰이 OLED 패널을 탑재하면서, 그동안 국내에서 액정표시장치(LCD)를 애플에 독점적으로 공급해 온 LG디스플레이에 타격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34.5%)는 JDI(35.9%)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애플 패널 물량을 수주 받고 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기존 낙후 시설인 P1을 폐쇄하고 노후 LCD라인을 정리하는 등 수급상황에 맞춰 대응해 왔다”며 “중·소형 OLED가 수익성 측면에서 좋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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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1월 10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