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 타당성 검토에 3개월 이상 할애할 듯
우선매수권, 박삼구 회장 부자만 가능…조건 변경 고심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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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M&A 시장의 시선을 집중시킬 금호타이어 매각에 채권단이 준비단계부터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꼼꼼히 준비해 최대한의 수익을 내면서도 매각 과정에서 논란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이날까지 금호타이어 매각 법률자문사 선정을 위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법무법인들에 발송한다. 재무자문사 선정을 위한 RFP는 지난주 외국계 증권사 10여 곳에 보냈고, 이 중 한 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회계실사는 딜로이트안진이 맡는다.
◇ 매각 과정 공정성 확보…채권단 특수관계 IB 제외
금호타이어 매각은 산업은행 M&A실과 크레디트스위스(CS)가 매각을 주관했던 금호산업 때와 마찬가지로 국내외 증권사가 컨소시엄을 이룰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채권단은 그러나 해외에서 인수 후보가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매각 과정의 공정성 시비를 고려해 외국 증권사만 선임하기로 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독과점 문제가 있는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원매자를 찾아야 할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 증권사만 선정하는 것이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외풍을 피하는 데도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채권단 내부의 입장 차이도 영향을 미쳤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우리은행에 외국 증권사를 추천해 달라고 했지만 우리은행은 협력관계를 맺은 삼성증권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답을 했다는 후문이다. 산은은 내심 산은M&A실을 기대하기도 했다. 결국 국내 증권사를 제외하기로 결론 맺었다.
본격적인 매각은 올해 하반기에나 시작될 전망이다. 채권단은 다음달 초 매각주관사단을 꾸린 후 3~4개월간 매각타당성 검토를 진행할 계획이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 자금을 마련할 수 있는 시간을 주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전체 생산량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는 해외 사업장과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의 인수의향을 파악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매각 결정에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음을 설명했다.
다른 채권단 관계자 역시 “실적이 주춤하고 주가도 상당히 낮아진 상황에서 굳이 매각을 추진해야 하느냐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며 “향후 전망과 매각 타당성에 대한 검토가 정확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박삼구 회장 우선매수권 판단 범위도 변수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에 대한 판단도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우선매수권 행사 주체는 박삼구 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금호타이어 부사장에 한정돼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과거 쌍용건설 매각 당시, 우선매수권을 가진 우리사주조합에 사모펀드(PEF)가 달라 붙어 자금지원 및 고가 매입을 약조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은 적도 있다”며 “우선매수 권리를 활용해 수익을 내려고 하는 등 구조조정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도 고려해 행사 주체를 좁혀놨었다”고 말했다.
그룹 재건을 노리는 박삼구 회장으로선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활용 가능한 자금은 금호산업에 모두 쏟은 만큼,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 행사 주체의 변경을 바랄 처지다. 금호산업 매각 때는 박삼구 회장이 지정하는 제3자도 인수 주체로 참여할 수 있었다.
국내외에서 마땅한 인수후보가 없고, 박삼구 회장에 매각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이뤄질 경우엔 채권단이 우선매수권 조건 변경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직 매각 초기고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어 우선매수권 행사 주체 변경에 대해 논의하기는 이르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9개 금융회사로 이뤄져 있으며, 매각 대상 지분은 42.1%다. 금호산업 매각에서 아쉬운 결과를 냈던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건전성 관리에 빨간 불이 켜진 수출입은행, 다른 채권기관들 역시 이번 매각 결과를 기대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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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1월 20일 11:54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