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사업 공백 만회 어려워…“또 다른 신사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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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네트웍스가 본격적으로 렌터카사업에 힘을 싣기 시작했다. 면세사업을 잃은 후 가장 성장가능성이 높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렌터카의 성장성 자체엔 긍정적인 전망이 많다. 다만 면세사업 공백을 만회하긴 어렵다는 평가다. 추가 성장동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SK네트웍스의 인수·합병(M&A) 가능성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지고 있다.
◇ 카라이프 사업 분리…렌터카용 차량 8만대로 늘릴 계획
SK네트웍스는 지난해말 렌터카를 비롯해 차량정비, 부품유통 등을 담당하는 카라이프(Car Life) 사업을 별도로 분리했다. 면세점 특허권을 잃은 지 한 달만의 결정이다. 회사는 올해 더욱 공격적인 사업계획을 세운 상태다. 내년까지 렌터카용 차량을 8만대까지 늘릴 방침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보유 차량은 4만5795대(시장점유율 8.8%)다. 관련 분야인 연료충전 인프라 및 수입차 정비사업도 동시에 확장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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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은 직접 구매한다. 회사는 그동안 일종의 할부방식인 금융리스로 차량을 확보해왔으나 1~2년 전부터 직접 구매비중을 늘려왔다. 금융리스에 대한 세금 공제가 없어진 것과 대량구매에 따른 할인혜택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올해말이면 직접구매와 금융리스의 비중이 5대5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차량 구매에만 수천억원이 소요될 전망이다. 시장에선 회사채 발행을 비롯한 외부자금 조달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회사의 보유현금과 현금창출능력을 고려하면 내부자금만 활용해도 충분하긴 하다. 다만 향후 또 다른 투자 가능성과 낮은 조달금리를 생각하면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 크다.
투자업계(IB) 관계자는 “렌터카사업 투자규모만 해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과정에서 외부자금 조달을 늘릴 것이란 예상 하에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 "렌터카만으론 부족"…또 다른 신사업 확보 필요
렌터카 육성전략에 대해선 기대감이 조성돼 있다. 국내 렌터카시장은 매년 15%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현재 SK네트웍스가 거느린 사업들 중 가장 성장성이 높은 분야다. 계획대로 투자가 이어진다면 내년에는 업계 2위인 AJ렌터카와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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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면세사업의 부재를 만회할만한 성장을 이끌긴 어렵다는 시각이 크다. 면세사업은 SK네트웍스의 사업들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아직 회사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렌터카가 단숨에 이 공백을 메우긴 쉽지 않다는 평가다.
렌터카시장의 경쟁강도도 세지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대기업들의 진입이 활발했다. 상위 4개사 중 3곳(롯데렌탈·현대캐피탈·SK네트웍스)이 10대그룹 계열사다. 기존에 예상했던 것 이상의 성장세를 보여주긴 힘들 전망이다. 시장에선 또 다른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요구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백재승 삼성증권 연구원은 “렌터카사업을 키우는 건 이미 예상했던 성장전략으로 이것만으로 면세사업을 만회하긴 어렵다”며 “그 외에도 성장을 위한 신사업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SK네트웍스도 이를 자각하고 다시 성장전략을 짜는데 한창이다. 기존 사업들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만 그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업계에선 회사가 1조4000억원가량의 현금을 활용해 M&A에 나설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렌터카와 패션을 키우면서 유망한 신사업을 추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며 “현재 M&A 전담부서를 두고 상시적으로 시장상황을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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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1월 31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