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 "경영권과 무관한 특별항고"...업계 "경영권 확보 위한 수순"
㈜동양+유진기업, 건자재 시장 확대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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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법원은 ㈜동양 이사회의 이사 수를 최대 16명에서 10명으로 줄였다. 7명에서 새로 사외이사 3명을 추가로 선임해 이사회 최대 인원수도 채웠다. 1년인 이사의 임기는 3년으로 늘렸다.
기업회생절차를 졸업한 이후 ㈜동양이 적대적 M&A 또는 경영권 확보 경쟁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법원의 의지가 담긴 정관 변경이었다. ㈜동양이 사옥매입에 나선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법원은 ㈜동양이 보유한 현금이 줄면 경영권 확보 매력도 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사회 정관이 바뀌자 유진기업은 특별항고를 제기했다. 특별항고는 법원의 결정 및 명령에 법률적 위반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1주일 이내로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방식이다. 통합도산법상 이사의 임기는 1년으로 정해야 하는데, 법원에서 상법에 명시된 조항을 따라 3년으로 못박았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유진기업은 "법률적인 문제가 있어서 특별항고를 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주식 소유 배경에 대해 '경영 참여 목적 없음'이라고 밝힌 유진기업의 항고에 대해 재계에서는 '경영 참여 기회가 박탈된 데 따른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관 변경에 따른 이해 득실을 따져보면 유진기업은 3년 내에 ㈜동양 이사회를 통한 경영참여는 어렵게 됐다.
이제 이사회를 통해 ㈜동양 경영에 참여하려면 기존 이사진을 해임해야 한다. 이사 선임은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주식의 50%이상만 동의하면 가능하지만 해임의 요건은 특별결의(의결권 주식의 33%이상 참석, 참석주식의 66.7%이상 동의)를 거쳐야 한다. 유진기업은 "현재로선 경영권에 관해 언급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진기업은 지난해 ㈜동양이 동양시멘트 지분매각을 위한 본계약(SPA)을 체결한 직후 지분 5.67%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장내매입을 통해 지분율을 8.9%까지 끌어올렸다. 다만 현재는 파인트리자산운용이 1대 주주다.
건자재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는 유진기업에 ㈜동양은 매력적인 인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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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은 레미콘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다. 정부가 레미콘업에 대한 대기업·중견기업의 확장자제 정책을 도입함에 따라 삼표·유진·쌍용을 비롯한 중견 레미콘사들은 중소 레미콘사의 공장을 인수 외에는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길이 없다. 레미콘사의 특성상 지역기반의 많은 공장을 확보할 수록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탓에 매물로 나온 레미콘 공장은 시장에서 높은 값에 매각됐다. 지난해 레미콘사업을 정리한 두산건설은 5곳의 레미콘 공장을 총 1300억원에 팔았다.
㈜동양은 전국에 16곳의 레미콘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유진의 레미콘 공장 21곳은 주로 수도권에 집중된 반면 ㈜동양의 공장은 부산권에 집중돼 있다.
㈜동양이 보유하고 있는 섬유사업(한일합섬) 또한 다각적인 활용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섬유사업부분의 지난해 매출액은 약 1500억원으로 ㈜동양의 매출액 중 약 37%를 차지한다. 매년 순이익을 기록하고 있다. 인수희망업체가 등장할 경우 분할 후 매각도 가능하고 굳이 매각을 하지 않더라도 활용가치는 열려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유진기업이 ㈜동양을 인수할 경우, 확실한 시장 지배력과 규모의 경제를 통해 두 회사에게는 좋은 결과가 날 것 같다"며 "유진기업의 ㈜동양에 대한 행보와 목적이 이전보다 더 선명해졌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동양 회생절차 종결을 신청함에 따라 ㈜동양 경영권을 둘러싼 경쟁도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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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1월 26일 10:17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