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차입금 1兆 증가…올해 갚을 회사채만 9000억원
항공기·호텔 투자 예정…‘본업’ 여객사업은 경쟁력 저하 우려
회사채 등 외부차입 난항 예고…“과감한 자구안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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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은 지난해 재무구조 개선작업에도 차입금을 줄이지 못했다. 여객사업은 유가하락이란 호재 속에도 만족스런 이익을 못 냈고 재무구조는 더 악화됐다.
시장에선 경고등을 켠 지 오래다. 그동안 고수해온 경영전략에서 탈피해 좀 더 적극적으로 자구안을 꺼내들어야 할 때라는 목소리에 힘이 실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대한항공의 총차입금은 15조4533억원이다. 전년보다 1조원 가까이 늘었다. 연이은 항공기 교체로 대규모 자금이 투입된 것이 컸다. 지난해 상반기 에쓰오일 지분 매각과 유상증자 등으로 2조원 이상을 조달한 것이 무색하다.
차입금 상환부담은 더욱 커졌다. 올해 만기인 공모 회사채 규모만 약 9000억원이다. 자산유동화증권(ABS)도 3000억원가량이 만기 도래예정이다.
유동성 확보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은 건전성 관리에 한창이라 대출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회사채 발행도 마찬가지다. 신용등급(BBB+)은 강등됐고 떨어지지 않는 부채비율에 영업성과에 대한 불안감까지 커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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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채 발행을 코앞에 둔 회사 입장에선 부담스런 상황이다. 대한항공은 다음달 1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까지는 높은 수익률을 노린 일부 기관투자가들이 뛰어들었으나 이제는 이마저 기대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2~3년 전부터 대한항공 공모 회사채엔 거의 개인투자자들만 투자할 정도로 기관투자가들의 관심이 끊겼다”며 “채권시장에선 수년 전부터 부채비율을 줄이라는 목소리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자산유동화도 “이미 충분히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동화 대상이 매출채권이기에 회사가 벌어들일 현금이 꼬박꼬박 자산유동화증권(ABS) 상환에 쓰이게 된다. 크레딧시장 관계자들은 “무리해서 ABS를 더 발행하면 일반 공모채 상환순서가 뒤로 밀려 차입금 상환계획이 꼬일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회사는 이 와중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2조5000억원가량을 신규 항공기 구입에 쓸 예정이다. 필요한 자금 중 상당수를 일종의 할부구매 방식인 금융리스로 조달한다. 금융리스는 항공기를 리스해 사용하는 운용리스보다 부채비율 부담이 크다. 결제의 대부분이 달러로 이뤄지기에 외화부채를 늘리는 요인이기도 하다. 현재 대한항공의 외화 차입금은 약 11조원. 환율상승 추세가 지속되면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호텔 투자도 예정돼 있다. 이달말 미국 로스엔젤레스 소재 월셔그랜드호텔 재건축에 5000만달러(한화 약 586억원)을 투입한다. 담당 자회사인 한진인터내셔널(HIC)이 실시하는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과거 두 차례의 출자까지 합치면 투자금액은 총 2344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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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경쟁력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유가하락에 따른 유류비 절감효과에 비해 이익은 많이 나지 않았다. 본업인 여객사업이 안팎으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면서다. 국제선은 중동을 비롯한 외국 항공사들의 공세에 시달리고 있고, 국내선은 저가항공사(LCC)에 주도권을 내주고 있다. 같은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시장점유율이 줄고 있다.
재무상태는 악화되는데 현금창출능력은 크게 개선되기 어려운 국면이다. 회사는 “노후 항공기와 일부 자산 매각 등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나 시장의 불안감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분위기다. 경영진이 과감한 자구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일본항공(JAL)은 이나모리 가즈오 교세라 명예회장을 영입해 구조조정을 맡길 정도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쳐 회생했다”며 “대한항공도 이같은 의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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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1월 28일 13: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