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증권사는 발행 조건 비교적 보수화
재무건전성 우려하는 목소리 꾸준히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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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증권이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이하 H지수) 기반의 고이율 주가연계증권(ELS)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최근 H지수 변동성이 커진 이후 증권사들이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인베스트조선이 최근 3개월내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H지수 기반 ELS상품을 분석한 결과, 제시수익률이 가장 높은 상위 10개 상품 중 8개가 대신증권의 상품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ELS는 11~12.8%의 연이율을 제공한다. 8개 상품 중 7개가 H지수 변동성이 가장 컸던 올해 1월, 2월에 발행됐다. 가장 높은 제시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은 '크레온다이렉트ELS316'이었다. 연이율 12.8%를 제공하고 있다. 조기상환배리어는 '100-95-90-85-80-80(%)'이고, 낙인배리어는 60%로 설정됐다. 지난 달 말에 비해 35% 급감한 H지수 추이를 고려하면 위험성이 높은 상품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이전부터 고이율 ELS 상품을 발행해왔다. 지난해 1분기 국내 증권사가 발행한 H지수 기반 ELS 상품을 고이율 순으로 나열하면 대신증권의 상품이 상위권을 차지했다. 상위 10개 상품 중 7개의 상품이 대신증권이 발행한 ELS로, 연이율 13~13.5%를 제시하고 있다.
타 증권사들은 H지수 기반 ELS 상품의 수익률을 낮추고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상품 구조를 짜고 있다. 변동성이 더 낮은 항셍지수(HSI)를 기초지수로 활용하는 상품도 급격히 늘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와 비슷한 구조의 상품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는 급락한 H지수가 추가로 악화되지 않을 거라는 투자 심리를 활용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국내 한 신용평가사 연구원은 "최근 H지수가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더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 심리가 작용해 고이율 ELS가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신증권이 내놓은 상품들의 평균 청약률은 10% 수준으로 집계됐다. 모집총액이 20억원인 상품의 최종 배정 금액은 2억원 정도라는 의미다. 투자자들이 고위험 ELS, 특히 H지수 기반 ELS를 회피하려는 심리가 커지며 이전보다 청약률이 낮아지는 추세다.
대신증권이 공격적인 ELS 상품을 발행 추세를 유지하며 실적이나 재무건전성에 어떤 부담으로 작용할지 시장의 관심이 모아진다.
ELS 운용 관련 부담이 만만치 않을 거란 지적이다. 대신증권이 자체헤지 하고 있는 H지수 기초 ELS는 자기자본의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한 신평사 관계자는 "자기자본 대비 자체헤지 잔액 비율이 높을수록 헤지운용에 따른 자본 완충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말했다.
ELS는 증권사의 신용등급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무보증사채로 분류돼 사실상 부채로 인식된다. 대신증권은 부채 비율이 높은 증권사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980%에 육박했다. 600~700%를 유지하고 있는 경쟁사보다 높은 수준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에서 제시하고 있는 ELS 발행 가이드라인을 넘지 않고 있고, 소화하는 규모 크지 않아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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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2월 24일 14:2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