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1년 경력 이사 多數…이사회 안정과 연속성 위한 결정"
남궁의장, 한 회장 대학 1년 선배…임기말 대비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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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가 5년 임기가 만료되는 남궁훈 사외이사(이사회 의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출하기로 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한금융은 이사회의 안정과 지속성을 위한 전략적 결정이라는 입장이지만, 금융권에서는 내년 임기 만료를 앞둔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의 후계구도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신한금융은 지난달 23일 남궁훈 사외이사를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겠다고 밝혔다. 남궁 사외이사는 지난 2011년 사외이사를 맡아 이달 중 5년의 최대 임기가 만료됐다. 신한금융은 남궁 사외이사외 함께 선임돼 동일하게 5년 임기를 채운 권태은, 김석원 사외이사는 교체하기로 했다.
금융위원회의 금융회사 지배구조 모범규준에는 사외이사의 임기를 최대 5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신한금융이 남궁 사외이사를 이사회에 잔류시키기 위해 기타비상무이사로 재선임한 것. 기타비상무이사는 일반적으로 지주 외 인사에게 할당되는 이사직으로, 보통 은행장이나 주요 주주사 관계자가 자리한다.
엄밀히 말하면 모범규준에 직접적으로 위배되는 행위는 아니다. 모범규준상 사외이사 임기 만료는 5년으로 정해져있지만, 이사회를 구성하는 기타 이사직에 대한 임기 만료나 사외이사 출신 이사에 대한 규정은 따로 없는 까닭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이번 신한금융 이사회 구성에서 모범규준을 위반한 내용은 없다고 본다"며 "기업의 일관성을 목적으로 이사회를 구성한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 이사회의 독립성 보장을 위해 '5년'으로 제한한 명시적인 임기 규정을 우회해 특정 인사를 이사회에 잔류시켰다는 지적은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신한금융이 '꼼수'를 써가며 남궁 사외이사를 이사회에 다시 들인 배경을 내년으로 다가온 신한금융의 지배구조 변화 때문으로 해석하고 있다.
남궁 사외이사는 지난 2011년 한동우 현 신한금융 회장과 함께 임기를 시작했다. 한 회장의 서울대 법학과 1년 선배이며, 한 회장이 신한생명 대표로 재직할 당시 생명보험협회장을 맡기도 했다. 2011년 당시 남궁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출을 금융권에서는 '한 신임 회장이 이사회에서 전임 라응찬 회장의 영향력을 줄이고 친정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인사'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1948년생인 한 회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맞이한다. 신한금융 회추위 규정 7조는 '대표이사 회장의 연임의 경우 재임기간은 만 70세까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 회장이 3연임에 나선다 해도 2018년엔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 이 규정은 한 회장 재임 시절인 2011년 8월 만들어졌다.
남궁 사외이사는 현재 지배구조 및 회장후보 추천위원회(회추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의장, 이사회운영위원회 등 한 회장 다음으로 이사회에서 많은 업무를 담당한다. 현재 이사회 내 입지를 고려하면 차기 회추위에 위원으로 참여할 가능성이 크다. 한 회장 역시 회추위에 참여할 가능성이 큰 것을 고려하면, 차기 회장 선출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금융계에서는 남궁 사외이사가 새 회장 선출 과정에서 조율자 역할을 담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한금융은 2014년 한 회장 연임 결정 때 당시 이동걸 회장 후보가 공정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소동을 겪었다. 또다시 회장 선출 과정에서 분란이 일어날 경우를 대비해 경륜이 높은 남궁 사외이사를 내세웠다는 것이다. 앞서 신한 사태가 한창이었던 2011년엔 류시열 당시 기타비상무이사(사외이사 5년 연임)가 조율자 역할을 했다.
한 회장과 남궁 사외이사의 각별한 관계를 고려하면 이는 지배구조 개편 시기에 '경거망동'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로도 읽힌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이 타 지주들보다 계열사 사장단 추천 일정을 미루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승계 구도를 최대한 천천히 노출하며 내부 기강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남궁 사외이사의 기타비상무이사 발탁을 조용병 신한은행장의 입지와 연관지어 설명하기도 한다. 남궁 사외이사가 차기 구도의 열쇠를 쥘 확률이 커졌다는 건 조 행장의 입지가 그만큼 공고하지 않음을 반증하는 까닭이다. 조 행장 역시 지주에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돼있지만, 옛 라응찬 회장 시절 이백순 행장이 지주 이사로 선임됐을 때만큼 확실한 '후계자' 지위를 차지한 건 아니라는 것.
이사회 인사와 관련, 신한금융측은 회사의 안정성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입장이다. 오는 3월 정기 주총 이후 이사회를 구성하게 되는 사외이사 9명의 경험이 모두 2년 미만이다. 한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신한금융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사가 이사회의 중심을 잡아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사외이사들의 경력이 대부분 짧은데 신한금융의 조직은 방대하기 때문에 각종 위원회를 끌고 가는 데 있어 버거운 부분이 있을 수 있다"며 "금융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남궁 이사의 경험이 이사회의 안정적인 운영과 연속성 차원에서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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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3월 04일 08: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