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 SC은행 카드사업부 '사실상 인수'
입력 2016.03.10 07:00|수정 2016.03.16 10:33
    판매채널 확보하고 은행에 판매수수료 지급
    점유율 확대 효과 나타나기까진 상당한 시간 걸릴 듯
    추가적인 파트너십 확보는 남은 과제
    • 삼성카드가 포괄적 업무제휴를 통해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라는 판매채널을 확보했다. 제휴 구조를 보면 삼성카드가 SC은행 카드부문을 사실상 인수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카드와 SC은행 모두에게 득이 된 거래지만, SC은행의 신용카드 부문 점유율이 낮아 향후 추가적인 제휴 파트너 확보가 필요할 거란 지적이다.

      삼성카드는 지난달 SC은행과 전업계 카드사 최초로 은행권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삼성카드는 SC은행의 네트워크를 활용하고, SC은행은 삼성카드를 발급사로 하는 카드상품을 취급하게 된다. 이밖에 중금리 대출 등의 판매망 공유, 공동마케팅, 빅데이터 활용 등에서 앞으로 양사가 협력할 방침이다.

      SC은행 자체적으로 발급하는 신용카드·체크카드 상품이 있지만 이 비중은 축소될 전망이다. 카드 발급사로서 SC은행의 신용카드 부문 점유율은 0.7% 남짓이다. 정부의 수수료 인하 방침 속에서 자체적인 상품 개발, 마케팅 등으로 경쟁력을 유지하기는 더욱 힘들어진 상황이다. SC은행으로선 삼성카드를 활용해 발급 비용은 절감하고, 판매 수수료 이익을 삼성카드에서 받는 방식을 택했다.

      결과적으로 삼성카드는 SC은행의 카드사업 부문을 발판으로 업계 점유율을 늘릴 수 있게 됐다. 업계 1위로 약 20%의 시장점유율을 보유한 신한카드를 제외하면, 삼성카드는 10% 중반 점유율로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등과 경쟁하며 업계 2~3위를 지켜내는 상황이다. 현재로선 1%가 안 되는 SC은행의 점유율이지만, 그간 부족했던 체크카드 이용자를 은행에서 모집할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고려하면 향후 경쟁사와 격차를 벌리는 데는 유효할 전망이다.

    • 한 증권사 연구원은 "SC은행의 카드회원수 52만명으로, 연간 1000억원 신용카드 수수료 수입을 거두고 있다"라며 "삼성카드는 최소 0.5%포인트 이상의 점유율 상승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업계 카드사로서 단점으로 지적되던 은행과의 연계 사업 부족도 이번 협약으로 일부 해결하게 됐다. 업계에선 인수합병(M&A)이 높은 인수 프리미엄과 인력 승계의 부담이 수반되는데 반해, 이번 제휴는 적은 비용으로 이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 받고 있다.

      앞으로 이와 같은 제휴 움직임이 빈번해질 전망이다. 카드업계는 23개의 카드사가 난립하고 있는 가운데 상위 7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카드사들의 합산 점유율은 13%에 불과하다. 앞으로 경제여건, 추가적인 수수료 인하 등을 고려할 때 신용카드사들의 수익성 개선은 힘들다는 분석이다.

      삼성카드는 이번 제휴로 사업확장의 물꼬는 텄지만, 추가적인 파트너 확보는 남은 과제다. 은행 점포라는 판매 채널에 제공해야 하는 판매 수수료도 관건이다. 은행과 협업으로 실제적인 수익을 내는 효과를 검증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소한 1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야 제휴 효과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카드가 SC은행과의 제휴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 점에서 의미는 있지만, 실제 수익성에 도움이 되기 위해선 타 은행과의 추가적인 파트너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