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단, 500억 전환사채 인수 및 1250억원 인수금융 제공 예정
LG그룹과 주주간 계약 체결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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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이하, 오릭스PE)의 LG실트론 지분 29.4% 인수에 대한 공이 LG그룹으로 넘어갔다. 오릭스PE와 LG실트론 지분을 매각할 대주단은 사실상 인수 준비를 마쳤다. (주)LG와 오리스PE간의 주주간계약(SHA)만 남긴 상황이다. SHA 체결의 핵심 쟁점은 동반매도권(Tag Along)을 LG그룹이 부여할 지 여부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일본 오릭스코포레이션은 지난 2일과 4일 이틀에 걸쳐 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오릭스PE의 LG실트론 지분 투자를 승인했다. 단,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투자할 수 있는 '조건부'다. 오릭스PE 관계자는 "LG와 주주간계약(SHA) 체결이 남아있다"고 말했다.
오릭스PE로 LG실트론 지분 매각과 재투자를 위해 대주단도 최종적으로 동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대주단은 오릭스PE 외 인수 후보를 찾기 어렵다는 판단과 함께 재투자를 통해 업황회복에 따른 기업가치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대주단은 2014년 7월 보고펀드의 LG실트론 인수금융 2250억원에 대해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하고 LG실트론 지분에 대해 담보권을 실행했다.
대주단은 이번 거래 성사를 위해 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후순위로 출자하고 1250억원의 인수금융을 제공하기로 했다. 대주단별 투자금액은 기존 인수금융 제공 비율에 따르기로 했다. 오릭스PE는 인수금융과 같은 순위로 500억원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한다. 투자구조의 선후순위를 보면 대주단이 일정 부분 희생했다는 평가다. 물론 대주단은 거래 성사와 함께 500억을 회수하고, 충당금도 환입되며 정상 대출 실적을 올릴 수 있다.
거래의 마지막 퍼즐은 (주)LG의 몫이다. 오릭스PE는 지분 인수에 앞서 LG실트론 지분 51.0%를 보유하고 있는 (주)LG와 주주간계약(SHA) 체결를 전제조건으로 하고 있다. LG실트론에 대해 금융시장 여건과 기업 실적에 따라 3년내 기업공개(IPO), 오릭스측 인사의 사외이사 선임 등에는 의견이 일치를 이뤘지만 오릭스에 동반매도권을 부여하는 안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투자업계에선 오릭스PE가 인수할 지분이 경영권 지분이 아니기 때문에 (주)LG가 동반매도권을 부여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보고 있지만 (주)LG의 생각은 다르다. 보고펀드가 동부그룹으로부터 LG실트론 지분을 인수할 당시 관련 계약이 없었고 지난해 보고펀드와 소송에서 LG가 승소한 점, 만약의 경영권 매각시 동반매도권이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점 등을 들어 동반매도권 부여에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오릭스와 대주단이 실질적인 거래 준비를 마쳤다고 하지만 지난해와 달라진 상황은 없다"며 "LG그룹에선 협상 초기부터 태그얼롱은 어렵다는 입장을 오릭스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IB업계에선 SHA 체결 협상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고 있진 않다. 그 간에는 이번 거래 성사를 위해 우리나라의 오릭스PE가 주도적으로 움직였지만 이제는 일본 오릭스 본사에서 LG그룹 고위경영진 설득에 나설 예정이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대주단이 500억원 후순위 출자를 통해 한 발 물러섰고, LG그룹 역시 대승적 관점에서 접근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225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디폴트가 성공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주단과 오릭스PE는 반기말 결산 시점인 이달 말에 거래 종결을 희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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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3월 09일 13:4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