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금 지원 본격화…관련 M&A도 적극 검토
신약개발 성과에 ‘주목’…기업가치에도 영향 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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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그룹이 바이오사업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사업형 지주사인 SK㈜가 직접 바이오 계열사들을 자회사로 거두며 강한 투자의지를 드러냈다. 시장에선 SK㈜의 바이오사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줌으로써 회사와 그룹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SK㈜는 최근 SK바이오팜으로부터 의약품 위탁생산업체(CMO)인 SK바이오텍 지분 100%를 인수했다. 손자회사를 자회사로 끌어올려 직접 밑에 둔 것이다. 이로써 SK㈜는 SK바이오팜과 함께 바이오 계열사 둘을 거느리게 됐다. 회사 내 소규모 사업부였던 바이오가 5년만에 두 개의 법인으로 성장해 돌아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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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 제공
투자의지는 한층 커졌다. 이번 거래만으로 SK㈜는 SK바이오팜에 1238억원을 쥐어줬다. 동시에 SK바이오텍의 유상증자에도 참여, 회사에 400억원을 제공했다. 해당금액은 세종시 2공장 증설을 비롯한 사업확장에 쓰일 예정이다. 자금이 풍부한 SK㈜가 바이오사업에 본격적인 지원사격에 나섰다는 평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이 1조원이 넘는 SK㈜가 두 자회사에 직접 투자하기 수월한 지배구조가 됐다”며 “준비 중인 관련 업체에 대한 인수·합병(M&A)이 이뤄지면 큰 폭의 외형성장을 기대할만 하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텍은 M&A 전략에 있어서 보다 자유로워졌다. SK㈜의 손자회사일 때는 공정거래법상 증손회사 지분제한으로 100% 인수만 가능했다. 회사는 2020년까지 85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는 의약품 생산시장을 잡기 위해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력과 M&A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신약 개발업체인 SK바이오팜에 대한 관심도 다시 커지고 있다. SK그룹이 바이오사업에서 가장 오랫동안 상당한 공을 들인 영역이다. 지난해 SK C&C와의 합병과정에서 그동안의 사업성과와 기업공개(IPO) 계획까지 밝힐만큼 많은 기대를 품고 있다. 바이오가 그룹의 5대 미래사업으로서 제 역할을 하기 위해선 SK바이오팜의 성장이 필수적이란 시각이 크다.
회사는 차근차근 신약개발 임상단계를 밟고 있다. 급성발작 및 수면장애 치료제가 지난해 임상 3상단계에 진입했다. 두 제품 모두 해외업체에 기술 라이선스를 수출한 상태다. 뇌전증 신약 또한 임상 2상단계를 마쳤다. SK바이오팜은 주요 신약들의 예상 시판시점이자 회사의 IPO 시점인 2018년에는 사업이 본격적인 성장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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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까지 독자적으로 진행할 예정인 뇌전증 치료제에 대해 주목하는 분위기다. 제약업계에선 통상적으로 자금부담을 줄이고 마케팅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대형 제약사들과 기술 라이선스 수출 계약을 맺는다. 그렇지 않은 경우엔 회사가 안는 부담은 더 큰 대신, 판매를 통해 거둘 수익은 더 커진다. 회사는 뇌전증 치료제만으로 연 매출 1조원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의약품이 아닌 병원에서 쓰는 치료제이기에 마케팅 능력이 크게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 같다”며 “자금여력과 기술력에 대한 강한 믿음도 있기에 가능한 결정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향후 성과가 어떻게 가시화되느냐에 따라 투자자들의 기대감도 달라질 전망이다. 바이오사업은 ‘고위험 고수익(High risk-High return)’ 성격이 강한 편이다. 투자자들이 해당 산업에 대해 보수적인 시각을 쉽게 거두지 않는 이유다. SK바이오텍은 연 2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으나 SK바이오팜은 매년 300억~400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현재 양사의 사업은 SK㈜의 기업가치에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바이오사업이 얼마나 가시적 성과를 내놓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느냐가 회사의 기업가치 향상에 적지 않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SK㈜는 2020년까지 매출 200조원, 세전이익 10조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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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3월 03일 08: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