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선 영업점 업무강도 세져
"민영화 미지수…임기 내 실질 성과는 은행 실적으로 보이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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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연간 목표치를 조기에 달성하라는 지침을 내리면서 직원들 사이에선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성과에 대한 유인책도 따로 없는데 실적압박만 커진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지침을 두고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연임포석과 연계해 해석하기도 한다. 우리은행 민영화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보여주기식 단기성과에 집중하다보니 나온 결과라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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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행장은 지난 1월 경영전략 회의를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올해 3분기까지 올해 손익목표를 완전히 달성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구체적으로 ▲당기순이익 1조2000억원 ▲시장점유율(M/S) 순증 1위 확보 ▲부실채권(NPL) 1% 및 연체율 0.5% 이하 ▲비이자이익 1조3000억원, ▲은퇴시장 1위가 올해 주어진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당장 상반기까지 전체 목표의 70%를 달성해야 한다.
이런 내역은 '은행장 말씀'이라는 문건 형태로 우리은행 행내에 전체 공유됐다. 이 행장은 지난해에도 같은 취지로 3분기까지 연간 실적을 달성하라는 지시를 내린 바 있다. 은행 내부 관계자들은 "행장이 직접 3분기까지 연간 목표를 달성하라고 압박하는 건 전임 행장 시절에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라고 전하고 있다.
당장 영업담당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기존 신용카드, 방카슈랑스뿐 아니라 지난 1월 출시한 모바일 메신저 ‘위비톡’ 영업까지 나서고 있다. 부실채권(NPL)을 줄여아 하는 상황이고, 신규 여신심사는 더욱 까다로워 영업활동에 어려움은 커졌다.
여기에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 등 금융계열사 매각으로 계열사간 영업 시너지도 사실상 사라진 상황이다. 타 시중은행의 경우 증권사와 보험사의 연계 영업 등으로 영업수단이 많지만, 민영화가 추진되어 온 우리은행은 이를 기대하기 힘들다.
직원들 사이에선 누구를 위해 조기에 손익목표를 달성해야 하느냐는 말들이 나온다. 자연스레 민영화 성과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 행장이 연임을 위해 무리하게 성과 드라이브를 거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많다.
한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부에서 성과압박으로 스트레스 심하다”라며 “9월말까지 성과를 내라는 지침은 이 행장의 임기 만료가 12월이기 때문에 3분기 안에 유의미한 실적을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행장은 올 초부터 행장으로선 이례적으로 해외 기업설명회(IR)에 직접 나서고 있다. 이 역시 연임을 위한 포석이 아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나 금융당국의 실무자들까지 굳이 은행장이 나서 해외 IR을 다닐 필요가 있냐는 반응을 보일 정도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대주주인 우리도 이 행장의 해외 IR일정을 알지 못할 정도 로 독자행보 중”이라며 “실질적인 성과를 얻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민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란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민영화 이슈와 단기성과에 묻혀 중장기 비전은 뒤로 밀렸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른 금융지주사들은 영업뿐 아니라 자산운용으로까지 협업을 확대하며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한 우리은행 직원은 “당장 손익 달성이 문제가 아니라 회사의 앞날에 대한 비전이 없다는 게 더 답답하다”라며 “이 행장을 비롯해 누구도 회사의 발전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기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은행 측은 "하반기로 갈수록 힘이 빠질 수 있어 상반기에 미리 힘을 좀 더 내자는 취지"라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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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3월 27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