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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안방보험그룹이 자산규모 16조원의 한국알리안츠생명을 인수하는 댓가로 수천억원이 아닌 수십억원만 지불한다. 알리안츠그룹이 한국알리안츠를 매각하는 데 들어간 비용을 감안하면 "사실상 1유로 거래(Deal)"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6일 투자은행(IB) 업계와 안방보험 등에 따르면, 안방보험은 한국알리안츠를 300만달러를 조금 웃도는 수준에 인수하기로 알리안츠그룹과 계약했다. 우리 돈 40억원 내외로다. 알리안츠그룹이 매각을 위해 JP모건과 김앤장법률사무소 등을 자문사로 고용한 점, 투입한 인력 등을 감안하면 매각대금은 거래비용 수준에 불과하다. 이 금액에는 한국알리안츠인베스터자산운용 인수도 포함돼 있다.
거액을 투자하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알리안츠그룹은 지난 1999년 당시 업계 4위였던 제일생명을 인수해 국내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 17년간 증자를 포함해 총 1조3000억원을 한국알리안츠에 투자했다. 배당으로 회수한 금액은 고작 1600억원 정도다.
거래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알리안츠그룹이 안방보험이 제시한 인수 가격 때문에 그간 고심해왔다"며 "본입찰 이후 다른 방향을 모색해보기도 했지만 여의치 않아 예상보다 빠른 시기에 안방보험과 본계약을 체결했다"고 전했다.
한국알리안츠 인수전에서 가격 부문에서 안방보험이 가장 불리했다. IBK투자증권PE이 가장 높았고, 홍콩계 사모펀드 JD캐피탈, 안방보험 순이었다. 안방보험은 거래종결능력을 내세웠다. 사모펀드보다는 불과 6개월 전 동양생명 인수를 끝낸 안방보험이 한국알리안츠를 인수하면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이 무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시장에서 무리없이 철수하고 싶은 알리안츠그룹도 매각을 결정했다.
알리안츠그룹에 한국시장은 철수해야할 곳으로 분류됐다. 이미 2007년에도 한차례 매각을 추진한 바 있다. 금융위기로 원매자를 찾지 못했고 실적은 날로 악화했다. 지난해 한국알리안츠는 113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알리안츠생명 본사가 인식한 규모는 2억4400만유로, 우리돈으로 3000억원에 달했다. 이자율 하락에 따른 내재가치 하락이 그 이유였다.
안방보험의 한국알리안츠 인수는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을 남겨두고 있다. 안방보험과 알리안츠그룹은 올해 상반기 내에 거래를 완료할 계획이다. 막시밀리언 짐머러 알리안츠그룹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보드멤버는 공식 자료를 통해 “안방보험그룹은 알리안츠생명과 알리안츠글로벌인베스터스 자산운용을 앞으로 더욱 강력하고 성공적인 조직으로 발전시켜 나가는데 있어 매우 좋은 상황에 있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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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4월 06일 22:49 게재]
입력 2016.04.07 09:35|수정 2016.04.07 09:35
"거래 비용 감안하면 사실상 1유로 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