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월중 신한·KB·하나 금융 회장 일정 조율
삼성 금융계열사 재편과 맞물려 사업확장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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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은행·금융지주 회장들과 잇따라 만남의 자리를 갖고 있다. 인사 목적의 방문이라는 설명이지만, 삼성 금융계열사 재편과 맞물려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금융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삼성그룹 및 금융권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지난 2월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예방했다. 1시간 가량 자리가 이어졌으며, 국내외 금융업과 제조업 현황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엔 이광구 우리은행장과도 만남을 가졌다. 이 행장과도 비슷한 성격의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올초부터 금융지주사 독대 자리를 준비해 왔다. 신한금융, 우리은행에 이어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현재 각 지주와 일정을 조율하고 있으며, 4~5월중 만남이 성사될 전망이다.
금융업계에선 이 부회장의 행보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삼성그룹의 리더가 금융사 수장을 잇따라 만나는 일은 흔치 않았기 때문이다.
한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삼성가의 실질적인 대표로서 금융지주사 인사들까지 안면을 넓히려는 시도로 보인다"며 "삼성과 거래하는 은행 지점 및 비서실로 연락이 온것으로 보아 비밀스러운 회동이라기 보단 인사 차원의 만남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이 부회장의 움직임이 삼성그룹 내 금융계열사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에 영향을 줄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최근 2년새 삼성생명을 중심으로 금융계열사를 수직계열화하고, 삼성카드를 통해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카드사업을 사실상 인수하는 등 변화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이 지난해 말 삼성생명 태평로 본관 매각을 추진하며 금융권과의 스킨십 필요성을 느낀 게 아니겠느냐는 분석도 내놓는다. 당시 삼성은 금융권에 매각을 모색하다 여의치 않자 부영을 매각 상대방으로 낙점했다. 금융사 스킨십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파트너십을 맺을 곳을 물색하려는 게 아니냐는 것.
다른 지주사 관계자는 "4대 은행·지주를 비슷한 시기 만나는 일정이라 삼성 계열사들의 여신이나 인수·합병(M&A) 등 구체적인 목적은 아닐 것 같다"면서도 "지주 회장들과 금융업에 대한 의견을 나눈게 추후 이 부회장의 '결정'에 영향을 미칠 듯 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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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3월 29일 17:2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