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집에 놓친 전진重…재매각 나서는 동부익스 실적은 뒷걸음질
딜라이브(구 C&M)·KDB생명 업계 불황에 매각 가시밭 길 '예고'
-
사모펀드(PEF)가 투자 회수에 실패했던 기업들이 올해도 M&A 시장에 속속 등장한다. 실적 개선으로 매각측의 높아진 눈높이와 시장과의 괴리감을 줄이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업황 악화에 휘청인 기업들의 매각 작업은 여전히 가시밭길이 될 전망이다.
◇ 실적 개선된 코웨이·대우로지, 매각 눈높이 맞출 수 있을까
-
MBK파트너스가 지난 2013년 인수한 코웨이의 실적은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MBK가 인수하기 전년도인 2012년과 비교해 지난해 매출액은 16%, 당기순이익은 3배가량 증가했다. 사상최대의 렌탈 판매와 더불어 홈케어 사업 매출의 성장이 실적향상의 요인이 됐다.
실적향상이 매각에는 오히려 독(毒)이 됐다. 주가는 꾸준히 상승했고 MBK의 눈높이도 자연스레 높아졌다. 지난해 MBK가 매각을 추진할 당시 M&A 시장에서 뜨거운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예비입찰 단계서부터 흥행은 저조했다. 사업성은 좋아졌으나 인수후보자들에겐 그만큼 부담이 커졌다. 인수를 검토하던 칼라일그룹과 CJ는 결국 본입찰엔 참여하지 않았다. 추가성장에 대한 의문도 여전하다. MBK의 눈높이에 따라 매각이 성사되거나, 반대로 지난해와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이란 시각도 있다.
대우로지스틱스의 매각도 추진된다. 회사의 이익규모는 운용능력 향상과 더불어 우량 화주와의 장기운송계약 등으로 2014년 대비 크게 늘어났다. 운항 및 운송사업비용 등의 매출원가가 600억원가량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2014년 대비 8배 이상 증가했다. 카무르인베스트먼트를 비롯한 매각측은 지난해 전략적투자자(SI)의 참여가 저조할 것을 우려해 매각일정을 한차례 연기했다. 매각측은 당초 약 2500억원의 금액을 요구했지만, 인수후보들이 2000억원 이상 제시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며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현재는 CIMB가 매각 작업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 KTB PE, 고집에 놓쳐버린 전진重·동부익스프레스 매각
-
KTB PE에겐 전진중공업과 동부익스프레스 매각이 숙제로 남아있다. KTB PE는 인수후보자들과 협상테이블에 앉았음에도 타협점을 찾지 못하며 2건 모두 매각에 실패했다.
전진중공업의 실적은 꾸준한 상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국내 및 미국 건설경기의 호황에 힘입어 전진중공업이 생산하는 콘크리트 펌프카·숏크리트 등 건설관련 특수장비의 수요도 늘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호(好)실적에도 매각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KTB PE는 지난 2013년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인수후보자와의 금액에 대한 간극이 컸다. 자회사인 전진CMS를 비롯해 약 2500억원에 매각을 추진했지만 실패했고, 한차례 눈높이를 낮췄음에도 여전히 인수후보와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인수후보들은 건설경기의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이 같은 실적이 지속할 것으로 전망하지 않았다. KTB PE는 현재 M&A를 비롯해 기업공개(IPO)를 활용한 자금 회수도 고려하고 있다.
재 매각에 나서야 하는 동부익스프레스의 실적은 오히려 뒷걸음칠 쳤다. 지난 2014년 대비 매출액은 1000억가량 줄었고, 순이익 또한 감소했다. KTB PE가 투자하기 전년도(2013년)와 비교해도 매출액은 11%, 순이익은 18%가량 줄었다. 예비입찰에선 10여곳이 인수의향을 밝혔으나 본입찰에선 현대백화점 1곳만이 단독으로 참여했다. 현대백화점이 제시한 4700억원이 KTB PE의 눈높이를 충족하지 못했다. 현대백화점이 인수포기 의사를 밝히자 KTB PE가 뒤늦게 재협상을 제안했지만 거래는 이미 물건너간 상황이었다.
◇ 불황에 애끓는 딜라이브·KDB생명 매각
-
딜라이브(구 C&M) 매각은 MBK파트너스의 최대 난제다. 딜라이브의 실적 또한 매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3년 전과 비교해 영업이익은 절반, 순이익은 20%수준에도 못 미치고 있다.
케이블TV 시장의 성장세는 둔화하고 있다. IPTV의 성장과 더불어 유료방송업계의 재편작업이 본격화하면서 케이블TV의 시장 입지가 점점 좁아지는 모양새다. 2000년대까지만 해도 내로라하는 PE들이 케이블TV 업체에 앞다퉈 투자에 나섰지만 2012년 업황이 고점을 찍은 이후 케이블TV업체 실적은 꾸준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IMM PE가 투자한 동종업체 티브로드 역시 지난해 말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지만 현재는 상장을 잠정 보류한 상태다.
MBK가 지난해 매각을 추진할 당시 SK텔레콤이 유력한 인수후보자로 꼽혔으나 SK텔레콤은 CJ헬로비전을 인수했다. 이에 MBK는 사업권역 별 분할매각 카드까지 꺼냈지만 마땅한 인수자를 찾지 못했고, 매각작업을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전반적인 생명보험사의 실적 부진은 산업은행PE의 KDB생명 매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KDB생명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73억원을 기록하며 2014년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역마진의 위험에 노출돼 있고, 건전성 확충에 대한 부담도 여전한 상황이다. 매각금액과 향후 유상증자까지 고려한다면 1조원 이상이 필요하지만 선뜻 나서는 인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ING생명·PCA생명 등의 매각도 예정돼 있어 KDB생명의 매각 성사를 장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4월 10일 07: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