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수익화 압력 강해져
O2O 사업, 확장 가속화
업체 반발·대기업 규제 등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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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카카오가 성장통에 직면했다. 기존사업의 부진과 재무 부담 확대로 O2O(Online to Offline) 사업의 실적 성장 가시화는 더욱 시급해졌다.
신중한 신사업 진출 전략을 펴온 카카오도 올해부터 수익 확보를 위한 확장 전략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기존 사업자들의 반발과 신규 대기업 지정으로 인한 규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기존 사업 부진에 싸늘해진 시장…주목도 높아지는 신사업 성공 여부
카카오는 지난해 큰 폭의 실적 부진을 겪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약 60%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같은 기간 23%에서 한 자릿수(9%)까지 떨어졌다.
경영 환경도 전망이 밝지 않다. 기존 캐시카우(Cash-Cow) 사업인 광고와 게임 모두 일시적 부진이 아닌 구조적인 성장 한계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게임사업에서 탈(脫)카카오 게임들의 선전 및 넷마블게임즈·넥슨·네시삼십삼분(4:33) 등 게임 개발사들의 퍼블리싱(유통) 진출로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신사업인 O2O 사업에서의 수익으로 공백을 채워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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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시선은 점차 냉정해지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도이치뱅크(Deutsche Bank)는 지난 2월 보고서를 통해 "올해 (카카오의)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가 계속될 경우 카카오를 '의심스러운 종목(Show-me stock)'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카카오는 그동안 무차입 경영을 유지하는 등 건전했던 재무상황을 유지했다. 로엔 인수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여전히 우량한 신용등급(AA-)을 유지하고 있지만 신용평가사들은 공통적으로 기존 사업의 회복 및 투자가 집행된 O2O 사업의 실적 본격화가 늦어질 경우 등급 하향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자금 소요가 산적한 카카오 입장에서는 신용도 유지도 부담되는 상황이다.
◇ 카카오 O2O 전략, 상생에서 확장으로 선회? 대기업 지정·여론 향방은 '변수'
카카오는 그동안 O2O 사업에 진출하며 소상공인 및 기존 업체들과의 상생을 강조했다. 콜택시·퀵서비스·대리운전 등 기존 중개업체들의 일관적이지 않은 수수료 책정과 비용 전가에 불만이 쌓인 일선 기사들을 우군으로 확보했다. O2O 사업 특성상 꼬리표가 붙을 수 있는 '골목상권 침범'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전략이었다.
올해부터 직접 수수료를 얻는 수익형 O2O 출범을 앞두면서, 카카오의 기존 전략이 공격적인 확장으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는 시각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도 회사의 사업목적에 포괄적인 O2O서비스업을 추가하고 기존 정관을 수정해 이사회 권한에 힘을 실어주면서 신사업 확장을 위한 의사결정 속도를 높였다.
최근 IT기업 중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되면서 새로운 규제에 직면하게 된 점은 변수다. 한 증권사 IT 연구원은 “이미 진출 의사를 밝힌 대리운전·콜택시·퀵서비스 시장은 '지하경제 양성화 차원'에서 문제가 적을 것으로 예상하지만, 향후 O2O 서비스가 중소기업 적합업종까지 넓혀질 경우 규제에 직면할 수 있다”며 “카카오 입장에서는 의도치 않던 ‘대기업’ 등극이 부담으로 되돌아오는 셈”이라고 말했다.
기존 O2O 시장에 자리 잡은 오프라인(Off-line)업체 및 스타트업(Start-up) 업체의 반발도 신사업 진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 공식적으로 대리운전 서비스인 '카카오 드라이버'와 뷰티 서비스 '카카오 헤어샵'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관계자에 따르면 'LAZY(가제)'라는 가사도우미 O2O 서비스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인력충원 등 본격적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와 사업 영역이 겹치는 기존 스타트업 업체들은 계획된 투자가 취소되는 등 후폭풍을 호소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개별 사업에 대해선 확인할 수 없지만 O2O 사업 또한 내부에서 30~40여가지를 두고 검토하고 있으며, 일단 O2O 영역은 기본적으로 모두 진입을 검토하는 단계"라며 "다만 새로운 서비스들은 출시 전 시장에 미리 공개하면서 혼란을 줄이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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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4월 12일 13:2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