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마진 정책·공격적 투자 결과
"흑자전환 어려워" vs "사업모델 안착이 우선" 의견 팽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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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위메프, 티몬 등 모바일커머스 빅3의 작년 적자 규모가 8000억원을 넘었다. 대규모 적자가 현실화하자 시장에선 이들 업체들이 앞으로 언제 흑자전환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당장의 실적보단 사업모델 안착 여부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 쿠팡 작년 영업손실 5470억…위메프·티몬 자본잠식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쿠팡(포워드벤처스)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25% 상승하며 외형이 눈에 띄게 성장했다. 위메프, 티몬의 매출 증가 폭은 72%, 24%를 기록했다.
그러나 적자 증가 폭이 매출 확장세를 뛰어넘었다. 쿠팡의 영업손실 폭은 2014년보다 450% 커진 5470억원을 기록했다. 위메프, 티몬의 적자 폭도 각각 1424억원, 1419억원까지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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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사의 적자 폭은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인 7000억원대를 훌쩍 웃돌았다. 이들 업체의 적자 규모는 2013년 1000억원을 넘은 이후 3년 만에 약 7배가 불었다. 2013년 이전에도 각 회사는 영업이익을 낸 적이 없다.
각 사는 지난해 적자실현을 공격적인 투자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쿠팡의 작년 적자 규모 중 물류센터, 로켓배송에 투입된 투자비용이 89%가량을 차지했다. 위메프, 티몬은 각각 직매입 사업확장에 따른 운반비 증가와 마케팅 투자로 영업손실 폭이 커졌다.
◇ 투자비용 제외해도 유통마진율 너무 낮아…이익 창출 여부 불투명
쿠팡의 대규모 적자는 단순히 공격적인 투자 때문만이라고 보기엔 어렵다. 한 유통 담당 애널리스트는 "적자 폭 확대의 주 원인은 제로마진 상품 정책으로 유통마진이 발생하지 않은 점과 배송서비스 강화 과정에서 증가한 판관비"라고 밝혔다.
쿠팡은 직매입 사업모델 강화로 매출총이익률(GPM)이 0%에 근접한 상태다. 쿠팡의 매출이 아무리 증가해도 현재의 사업모델로는 이익 창출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위메프와 티몬의 경우 2014년에 이어 자본잠식을 이어가고 있다.
모바일커머스 3사의 투자는 진행형이다. 쿠팡은 올해 최소 5000억~6000억원의 현금유출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물류센터 설립을 위해서도 3000억원이 추가 투입된다. 위메프, 티몬은 직매입 거래와 판촉비 증가가 예상된다.
이남준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쿠팡이 새로운 수익 모델을 선보이지 않는다면 지속 가능한 기간은 길어야 1~2년이라고 판단한다"라며 "다만 이용자 빅데이터를 토대로 의미 있는 마케팅 서비스 수익을 창출한다면 국내 전자상거래 업계는 계속 레드오션으로 남을 것이며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시장점유율도 계속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커머스 3사가 앞으로 수 년간을 버틴다고 해도 이후에 이익을 창출할 지도 의문이다. 이미 3사가 치킨게임에 돌입했고, 11번가 등의 오픈마켓 업체들도 소셜커머스처럼 직접 판매에 나서기 시작했다.
다만 모바일커머스 업체에 대한 투자수요가 아직 있는 만큼 당장의 위기는 없을 것이란 의견에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또 다른 유통 담당 애널리스트는 "쿠팡은 온라인·모바일 업체로서 상당한 브랜드 가치를 보유하고 있다"라며 "우선은 올해 이후의 사업모델 안착여부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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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4월 15일 10:2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