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 증권사 인수분은 자본으로 인정할 순 없지만…인수·판매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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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이 계열 증권사를 통해 조건부자본증권(코코본드)를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 요구 및 질의에 대한 금융당국의 회신을 통해서다.
다만 계열 증권사가 인수해 보유하는 물량에 한해선 자본으로 인정되진 않는다. 그럼에도 은행들은 수요가 크게 줄어든 코코본드의 판로가 조금 더 넓어졌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시 계열 증권사 인수분 자체는 자본으로 인정할 수 없지만, 인수단 참여는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신한은행의 질의에 따른 판단이다. 이 내용은 지난 21일 금융위원회의 비조치의견서를 통해 명문화됐다.
지금까지 계열 증권사를 통한 은행의 코코본드 판매는 실질적으로 불가능했다.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에 따라 조건부자본증권 발행금액 '전액'이 자본 인정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인수단으로 계열 증권사를 참여시키기 곤란한 구조였다. 국제 기준인 바젤에 따라 계열사를 통한 코코본드 판매는 자본 요건으로 인정하지 않는 까닭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기존 시행세칙에 따라 계열 증권사 참여 여부가 모호한 부분이 있었다"며 "계열 증권사 인수분은 자본으로 인정하지 않는단 조건으로 인수 참여 자체는 가능하다고 해석해 준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계열 증권사가 인수한 물량을 제3자에게 매각했을 경우, 해당 코코본드는 다시 자본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은행 및 은행계 금융지주 입장에선 금감원의 이번 조치를 환영하고 있다. 코코본드 수요예측이나 청약 과정에서 계열 증권사가 인수단에 참여하면, 은행은 일부 수요가 모자라서 발행이 안 되는 상황에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 계열 증권사는 인수단에 참여하면서 리테일 등으로 판매 방식을 다양화할 여지가 생겼다.
증권사가 투자자에게 상각 및 전환 조건 등에 대한 고지를 확실히 한다면 코코본드 판매가 제약받을 근거는 없다. 국내 조건부자본증권의 상각 및 전환 조건은 '부실금융기관 지정' 등으로 한정돼 해외에 비하면 발동 요건이 단순하고 강력하다는 평가다.
이전에도 일부 증권사들은 개인 자산가들을 상대로 코코본드를 판매해 왔다. 보험사 중심인 국내 코코본드 기관 수요가 최근 위축돼 리테일을 통한 코코본드 판매는 투자 풀(pool)을 넓히는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증권사들은 판매 수수료 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금융당국이 증권사가 코코본드를 리테일로 판매하는 것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은 아니다. 저축은행 사태 때 후순위채, 증권사 통한 동양 기업어음(CP) 등 불완전 판매 이슈를 겪었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유권해석에 의해 계열 증권사가 코코본드 인수단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만 해도 큰 진전"이라며 "고지 부분만 확실하다면 증권사 통한 리테일 판매도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조건부자본증권이 역사가 짧고 국내 투자 풀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공모로만 발행하고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기관 및 개인을 통한 사모 발행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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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4월 22일 13:31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