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신규 수주 없어 어려워… 인위적 빅딜은 고려 안해”
"조선사, 추가감원 등 강력한 자구계획 내야 …"
"해운업, 용선료·사채권 부담 인하가 먼저… 이후 해운동맹 잔류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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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논의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 구조조정 대상 조선사에게는 추가감원을 비롯한 더 강력한 자구계획을 낼 것도 주문했다.
26일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금융위원회에서 열린 ‘제3차 산업경쟁력 및 구조조정협의체’ 회의 이후, 현재 거론되고 있는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합병과 관련해 "양사간 합병을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일 뿐만 아니라 적절치 않다"며 " 용선료 협상이 진행중인 만큼 경영정상화 방안이 가닥을 잡으면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을 비롯한 해운업 경영정상화의 경우 ▲용선료 협상 ▲사채권자 채무조정 ▲자율협약 채권자 채무조정 등 3단계의 과정을 거쳐 추진할 예정이다. 양사의 자구안과 경영정상화 방안이 일정 수준 수립할 경우 채권단 중심의 해운업의 상황, 채권회수 가능성 여부를 점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자구계획의 핵심인 용선료 재협상과 관련해선 협상 최종시한을 내달 중순까지로 제시, 이때까지 결론이 나오지 않으면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고 시사했다. 임 위원장은 "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오는 2026년까지 시세보다 4~5배가량 많은 용선료를 선주에 주게 돼 있고 지불해야 할 금액이 5조원을 넘는다"며 "해운업계 구조조정의 핵심은 용선료 협상이며 이 협상이 안 되면 이후 과정이 무의미해진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이런 상태에서 현대상선에 돈을 지원하면 결국 선주들에게 돈을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며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 위원장은 "선주들에게 최종 제안서를 이달 중에 통보할 예정이며 의견을 주지 않으면 동의하지 않는다고 생각해 후속조치에 들어가겠다"며 "용선료 조정이 안 되면 채권단이 선택할 옵션은 법정관리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채권단은 현대상선에 자금을 빌려주고 선주는 배를 빌려줬다. 똑같은 채권자"라며 "은행만 손실을 입어서는 안되며 선주도 공평하게 (손실을) 분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위원장은 조선업의 경우 대우조선해양,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빅3 회사가 선박 발주량 감소로 업황이 여전히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조선·해운·철강·유화·건설 등 5개 경기민감업종 중에서도 조선과 해운업의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며 “조선업 여건이 더 나빠지고 있는 것은 신규 수주가 없기 때문이며, 이에 대응할 추가적인 자구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지금까지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했다면 앞으로는 주채무기관이 선제적인 자구계획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인력 및 급여체계 조정 등 비용절감을 담은 자구계획을 추진할 계획이다.
STX 등 중소형 조선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기업회생절차 등 손실이 최소화하는 쪽으로 정리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성동조선은 신규 수주가 이뤄지지 않으면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고, 대선과 SPP조선은 통폐합 등 정리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두 해운사가 선행 조건을 충족하고 자율협약에 들어가더라도 해운동맹(얼라이언스) 잔류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채권단은 해운사 별로 정상화 방안에 성공하면 해운동맹에 잔류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해양수산부와 산업은행 금융위원회는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해운동맹 재편에 대한 대응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해운사의 선대 개편을 지원하고, 선박펀드도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철강업의 경우 자금 확보 가능한 곳은 자율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합금철 분야의 공급과잉 문제는 기업별로 자율적으로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석유화학은 제조원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개선되며, CPL 분야의 설비감축도 이뤄지고 있다. 건설업은 업황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건설업계 전반은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개별 기업은 채권단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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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4월 26일 12:1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