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주단, 담보권 실행 후 소송 경과 지켜볼 듯
-
두산인프라코어차이나(DICC)에 투자한 사모펀드(PEF)들이 인수금융 1600억원에 대해 사실상 디폴트(Default, 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DICC 지분 20%를 보유 중인 IMM프라이빗에쿼티(PE)·미래에셋PE·하나금융투자PE와 대주단은 오는 28일 도래하는 인수금융 자금의 상환 혹은 만기연장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경영권 매각을 두고 두산그룹과 갈등을 빚으며 투자회수가 불확실해 만기 연장 논의는 순조롭지 못했다.
대주단은 담보권을 실행해 DICC 지분 처분권을 갖게 되지만 소송 문제가 일단락될 때까지 매각에 나서진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PEF들은 두산 측이 기업 실사 및 정보 제공 등에 소극적으로 나오자 주주간 계약을 이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디폴트 이후에는 일단 두산그룹과 PEF 간의 소송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면서 "패소할 경우 대주단 지분은 적절한 시점에 두산그룹에 매각을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PEF들은 지난 2011년 DICC 지분을 3800억원에 사들이며 산업은행과 KEB하나은행, 국민연금 등에서 차입을 일으켰다. DICC의 기업공개(IPO)를 통한 대출금 회수를 계획했지만 중국 건설경기 침체로 실적 악화가 지속되며 무산됐다. PEF들이 동반매각청구권(Drag Along)을 행사해 100% 지분 매각에도 나섰지만 두산그룹과 법정 공방을 벌이며 이마저도 중단됐다. 인수금융 이자 지급 용도인 한도대출(RCF)을 거의 소진한 곳도 있어 PEF들의 자체 대출 상환은 불가능했다.
주요 지분에 투자한 PEF가 인수금융 상환에 실패한 것은 보고펀드의 LG실트론 사태 이후 두 번째로 PEF 및 인수금융 업계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2014년 보고펀드는 LG실트론의 IPO 무산으로 투자회수가 지연되자 2255억원에 달하는 인수금융 디폴트를 선언했다.
-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4월 27일 13:2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