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1분기 비은행계열사 수익 비중 줄었다
입력 2016.05.09 07:00|수정 2016.05.09 07:00
    은행계 지주사, 1Q 카드·증권 계열사 수익성 떨어져
    "카드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증권은 기저효과 탓"
    하나·NH 계열 보험사, 타사 대비 '나홀로' 실적 부진
    • 지난 1분기 은행계 금융지주사의 비은행 계열사들 실적이 부진했다. 지주사로선 성숙산업인 은행의 수익 기여도를 줄이려 노력해 왔지만, 각 비은행 계열사가 처한 상황을 보면 비은행 비중 확대가 쉽지 않아 보인다는 분석이다.

      지난 1분기 신한금융 실적에서 신한은행의 순이익 기여도는 70%였다. 지난해 같은 기간 58%에서 크게 늘었다. 법인세 공제 등 은행 자체의 순익이 증가한 면도 있지만, 핵심 비은행계열사인 증권·카드 부문 실적이 줄었다.

      KB금융지주는 은행의 1분기 순이익 기여도가 71%를 기록해 전년 대비 5%포인트 줄어들었지만, 이는 지난해 하반기 KB손해보험(전 LIG생명보험)을 인수한 효과다. 주력 비은행 계열사인 카드의 순익이 줄어들며 은행에 대한 쏠림 현상이 예상보다 많이 줄어들지 않았다. 증권·생명보험사 수익은 개선됐지만, 수익 규모가 크지 않아 지주 전체 수익 기여도는 낮았다.

      하나금융지주는 전통적으로 은행 수익 비중 의존도가 가장 심하다. 올해 증권이 적자를 내는 등 비은행계열사 수익이 크게 줄어들며 지주 전체 이익의 대부분을 은행이 감당했다.

    • 올초 신한금융은 2015년 실적발표를 통해 해외 진출시 은행은 물론 비은행 계열사가 동시 진출하는 등 해외 진출을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KB금융도 지난해 KB손해보험 인수, 올해엔 현대증권을 인수하는 등 비은행 계열사를 통한 수익 창출 마련에 나서는 등 금융지주사의 비은행 수익창출 노력은 이어지지만 올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주요 은행계 카드사들은 수익이 하락세다. 올해부터 적용된 신용카드 수수료율 인하가 배경으로 꼽힌다. 카드사 점유율 1, 2위인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모두 전년 동기대비3% 안팎 이익 규모가 줄었다.

      하나카드 역시 지난해 1분기 IT시스템 통합비용을 제외하면 74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올해엔 순이익 규모가 50억원에 그쳐 사업 환경이 악화했다는 점을 보여줬다.

      한 금융연구원은 "1분기 카드사 순익 감소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영향이 큰데, 2분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게다가 정부가 체크카드 활성화를 위해 소득공제율을 올리려는 정책은 소비자에게 주는 혜택 대비 카드사가 가져가는 수익이 적기 때문에 카드사엔 악재"라고 말했다.

      또다른 핵심 계열사인 증권사 실적이 좋지 않은 것도 지주사들의 고민이다.

      지난 1분기말 기준 신한금융투자의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55.4% 줄었다. NH투자증권은 25.3% 감소했다. 하나금융투자는 127억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KB투자증권만 순익이 120억원에서 160억원으로 늘었지만 절대적인 규모 자체는 작은 편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주식시장 호황으로 1분기 실적이 예외적으로 좋았던 측면이 있어 기저효과도 있다"며 "올해엔 대외적인 변수가 커지면서 브로커리지 수익이 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 비은행 계열사 중 보험사들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양호한 가운데 하나생명과 NH손해보험의 순익이 전년동기 대비 감소했다.

      하나생명은 방카슈랑스 중심 영업으로 다른 은행계 생명보험사에 비해 시장 장악력이 떨어지고, 수익 규모도 작다. 올 1분기 신한·KB·NH 계열 생보사들이 성장세를 보여준 것과 대조적이다.

      NH농협손해보험도 타사대비 손해보험 손해율이 낮은 편이었지만, 지난 1월 폭설로 인해 손해율이 높아져 전년 동기대비 순익이 10% 감소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