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A 0.2%…은행계 카드 3사 평균 2.4%
"컨설팅받는 등 중장기 경영전략 세우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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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계 금융지주사들이 비은행 계열사의 수익성 확보에 나선 가운데, 하나금융이 부진한 하나카드 실적 때문에 고민에 빠졌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하나카드와 관련 수익성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올해부터 합병 시너지가 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통합비용을 제외하더라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하나카드는 지난 2014년말 하나SK카드, 외환카드가 합병하며 출범했다. 지난 1분기말 기준 5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지난해 1분기 61억원 손실과 비교하면 흑자전환했지만, 기대에 못 미치는 수치라는 평가다. 통합비용 처리가 마무리된 상황에서 나온 성적표가 예상보다 부진했다는 것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주사에선 카드사에 들인 자본금, 회사 자체의 자산규모에 비해서 연간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이 200억원 밖에 되지 않아 수익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계열사라고 판단된다"며 "올 들어 지주 차원에서 외부 자문을 구하는 등 카드사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운영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카드는 은행계 전업카드사 중 점유율 및 순익, 자산규모 대비 수익성면에서도 최하위다.
올해 1분기 은행계 전업카드사의 순이익 실적은 신한카드 1488억원, KB국민카드 952억원, 우리카드 285억원, 하나카드 5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카드사용 이용실적 금액(신용·체크 합산)으로 본 실적점유율도 가장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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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자산순이익률(ROA)을 비교하면 더욱 격차가 크다. ROA는 당기순이익을 총자산(2014~2015년 기말결산 총자산 평균)으로 나눈 수치로, 수익을 내기 위해 자산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하나카드의 ROA는 0.2%다. 자기자본·총차입금 등 자산 규모와 실적점유율이 비슷한 우리카드가 1.9%인 것을 감안하면 카드사 규모에 비해 수익성이나 효율성이 낮은 편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이렇게 낮은 수익성이 옛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과정 등 확고하지 못한 지배구조와 경영 정책 때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금융 연구원은 "다른 은행계 카드사가 확고한 지배구조 하의 금융지주 체제 아래서 일관적인 경영 정책을 가지고 갈 수 있던 것에 비해 하나카드는 그렇지 못했다"며 "옛 하나-외환 은행간 합병도 오래 걸린 데다 은행에서 완전히 분할 설립된 이후에도 전산 통합이 더뎌지는 등 제대로 영업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업카드사 중 점유율 1위인 신한카드는 최근 몇년간 회사 수익 기여도가 높은 회원들을 중심으로 고객군을 재편해 왔다. 올해부터 카드사 가맹점 수수로 인하가 현실화됐고, 간편결제사는 물론 다른 금융사나 유통사 등 다양한 업자들과 협업하거나 경쟁해야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약간의 점유율 하락을 감수하더라도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을 찾는 게 맞는 방향이라고는 생각한다"며 "빠른 시일 안에 전략을 세워 실행해야 하는데, 시장점유율은 낮고 경쟁 상황은 치열해지면서 어느 부문에서 강점을 찾아야 할 지 전략 수립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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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4월 28일 15:56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