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심화 속 수익성·점유율 하락하는 ‘롯데렌탈’
입력 2016.05.10 07:00|수정 2016.05.11 12:47
    지난해 M&A 비용 등으로 수익성 저조
    SK네트웍스 성장 등 업계 경쟁강도 세져
    시장에선 기업가치 저하에 대한 우려
    • 렌터카 업체간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롯데렌탈의 수익성과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기업가치도 롯데가 인수하기 이전과 비교해서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던 인수가격만큼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에는 상당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다.

      2011년 14%를 기록했던 롯데렌탈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7.3%로 하락했다. 합병과정에서 발생한 매각위로금 등 일시 비용이 수익성 저하에 영향을 미쳤으나, 근본적으로 경쟁강도 심화에 따른 장기렌탈 회수율(차량가격 대비 렌탈료) 하락이 주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조성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2015년 3분기까지 전년대비 대당 월매출은 1.4%에 그치고, 장기렌탈 회수율은 0.16%포인트 하락했다”라며 “시장전반적으로 저수익성 기조가 심화됐다”라고 말했다.

    • 성장에 따른 렌탈차량 순투자 지속으로 차입금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11년 9054억원 규모였던 차입금은 지난해 2조원을 넘어섰다. 이는 부채비율 증가로 나타났다. 2012년 533.2% 규모였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9월말 기준 804.2%로 증가했다. 신용평가사들은 부채비율이 700% 이상을 지속할 경우 신용등급 하향압박이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롯데렌탈은 지난 3월 2000억원의 주주배정증자를 발표하며 일단 급한 불은 껐다. 800%선이었던 부채비율은 유상증자 후 500% 수준으로 낮아지게 된다. 하지만 낮은 수익성은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자산운용의 효율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이 2011년 2.1% 수준에서 지난해 말 0.5%로 낮아졌다. 신용평가사들은 ROA가 1%이하로 하락 후 유지될 경우 신용등급 하락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시장경쟁 심화로 점유율 하락도 골칫거리다. 롯데렌탈은 렌터카 등록대수 기준 점유율 순위에서 업계 1위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이 2014년 26.6%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25.3%로 떨어졌다. 반면 SK네트웍스는 2012년 4.9%였던 점유율이 지난해 말 9.3%로 높아졌다. 업계에선 KT렌탈 인수에 실패한 SK네트웍스가 자체 렌터카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면서 시장성장을 주도하는 중요한 경쟁자로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 이런 상황이 롯데렌탈의 기업가치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2014년 KT가 롯데렌탈(구 KT렌탈) 매각을 앞두고 인수후보들에 나눠준 투자안내서(IM)에 따르면 롯데렌탈은 2018년 예상 매출액이 2조2000억원에 이르고, 영업이익률도 1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롯데가 인수한 첫 해 실적은 이런 예상과는 크게 빗나갔다.

      롯데렌탈이 기업공개를 추진한 2014년 초만 하더라도 IPO업계에선 최대 7000~8000억원의 시가총액을 예상했다. 시장 1위 프리미엄과 현금창출력을 감안한 수치다. 하지만 지난해 말 실적을 기준으로 하면 당장 상장을 추진한다고 가정했을때 예상시가총액이는 이에 크게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동종업계 PER(AJ렌터카 기준)이 15배에서 13배로 떨어진데다 순이익도 2014년말(323억원)의 절반수준인 157억원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롯데렌탈이  1조원(롯데렌탈 인수가격)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려면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투자금융(IB) 업계 관계자는 “경쟁강도 심화 등으로 수익성이 저하하면서 렌터카 업체 전반적으로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런 시장의 우려에 대해 롯데렌탈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이 20%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브랜드 교체를 비롯한 M&A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라며 “올해엔 견실한 성장세가 이어지면서 1조5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