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원 사장 등 경영진 연초부터 삼성과 접촉"
시장점유율 20%...일반투자자 물량 확보 강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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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최대어로 꼽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공개(IPO)에서 키움증권이 주관사 후보로 나섰다. 키움증권은 설립 이후 처음으로 삼성그룹의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받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29일 국내 주요 증권사 9곳을 포함한 15개 증권사에 RFP 를 보냈고, 오는 11일 마감한다. RFP를 받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증권,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등 대형사 사이에서 키움증권은 특히 눈에 띈다. 대형사와 은행계 증권사 위주로 RFP를 보내는 삼성의 전력을 고려하면 키움증권을 선정했다는 점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그동안 키움증권은 삼성그룹의 IPO딜과 인연이 없었다. 과거 삼성에버랜드와 삼성SDS, 삼성카드 상장 당시 키움증권은 RFP를 받지 못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RFP에 1000억원규모 이상의 딜 이력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1000억원 이상의 대형 딜을 단독 주관한 적이 없는 키움증권에겐 불리한 조건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에 참여하는 한 증권사 IPO부 관계자는 "1000억원이라는 기준은 평가에 절대적인 지표는 아니"라며 "(키움증권이) RFP를 받았다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삼성 관련 딜에선 존재감이 없었던 키움증권이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실무진의 노력이 있었다. 키움증권 권용원 사장을 비롯한 주요 실무진은 올해 초부터 삼성 그룹 측과 접촉하며 참여 의사를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를 차지하는 시장점유율도 선정 이유로 꼽힌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같은 조단위 대형 IPO는 기관투자자의 참여도 중요하지만 일반투자자의 참여가능 물량도 무시할 수 없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예상 시가총액은 10조원 내외로 언급된다. 이를 기반으로 한 예상 공모 규모는 최소 2조원이고, 일반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물량은 최소 5000억~6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이 더 많은 일반투자자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키움증권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키움증권의 온라인 브로커리지 시장점유율은 20% 수준이다.
키움증권이 상장 주관한 기업들의 이력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접점이 있다. 키움증권은 기술특례상장제도를 잘 활용하는 증권사 중 하나로 지난해 코스닥 시장에 유앤아이, 멕아이씨에스, 강스템바이오텍 등을 의료기기·바이오 기업을 상장 주관했다. 당장의 수익성이 없어도 향후 성장성을 분석해 바이오기업과 벤처기업을 상장시킨 전력이 있어 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가치 산정에도 강점이 있다는 것이다.
현재 키움증권 측은 삼성바이오로직스 태스크포스(TF)를 따로 구성해 제안서를 준비하고 있다. TF 관계자는 "TF 구성원 중 시니어는 한국투자증권에서 대형 딜을 담당했던 인력들이라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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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5월 10일 18: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