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이익률 3%, 디스플레이 흑자 유지 등 단기 과제 해결
부품업체와의 실적 양극화는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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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1분기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부진한 실적으로 확산된 국내외 투자자들의 우려 섞인 시선도 단기적으로 잠재웠다.
반면 LG이노텍, LG화학의 정보전자소재 사업부 등 LG전자 관련 부품 계열사들은 예상 이하의 실적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실적 가시화가 시급한 LG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다른 부품 계열사를 대상으로 단가 인하에 나섰다는 시각이 등장하고 있다.
지난해 TV·스마트폰 등 주력사업의 실적 악화로 LG전자는 부진에 빠졌다. 연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8% 감소했다. 2014년 3%대를 회복한 영업이익률도 다시 2.1% 까지 하락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올해 2월 LG전자 신용등급(Baa3) 전망을 '부정적'으로 조정하면서 투자자들의 우려는 증폭됐다. 무디스는 ▲향후 LG전자의 영업이익률이 2.0~2.5%대에 머물 경우 ▲LG전자가 38% 지분을 소유한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 회복이 지연될 경우를 등급하향 트리거로 제시했다. 향후 신사업 투자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서야 할 LG전자에는 부정적인 신호다.
LG전자는 올해 1분기 실적을 통해 영업이익률 회복·LG디스플레이의 손실 방어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3.73%로 6분기만에 ‘3%’ 대 회복에 성공했다. 대규모 적자가 예상됐던 LG디스플레이도 흑자를 유지했다. 올해 8월 국제 신용평가사들의 등급 재선정을 앞두고 시급한 과제를 넘긴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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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사업을 담당하는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가 역대 최고 수준의 영업이익(3352억원)을 거뒀다. 원가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패널가격이 지난해 크게 하락한 점이 반영됐다. 한 증권사 전자 연구원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는 지난해 4분기에도 두 자릿 수 마진을 보일 정도로 수익성이 좋았는데, 1분기엔 세트 가격에서 패널 가격이 차지하는 비중까지 역대 최저 수준을 보여 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도 대규모 적자 우려에서 한숨 돌렸다. 지난해 시장에서는 패널가격 하락 및 중국발(發) 공급과잉으로 LG디스플레이가 올해 1분기 약 10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2월 이후 대만 지진으로 인한 이노룩스(Innolux) 등 패널 업체들의 생산 중단, 삼성디스플레이의 신공정 도입 차질로 인한 가동률 하락 등으로 LCD 패널 가격하락 추세가 멈추면서 예상외 실적을 거뒀다.
시장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1분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에서 약 1900억원의 흑자, OLED 패널에서 16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LCD에서만 7500억원대 적자를 기록하는 등 전반적인 업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LG디스플레이는 실적 방어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LG전자와 대비해 부품 계열사들은 ‘어닝 쇼크’를 기록하며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LG전자 관련 부품 계열사인 LG이노텍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9.4% 감소한 4억원에 그쳤다. TV용 편광판을 공급하는 LG화학 내 정보전자소재사업부는 8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해 같은 기간 367억원 흑자에서 적자 전환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사실상 과점사업인 정보전자소재사업부의 적자는 예측하기 어려웠던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와 부품 계열사 간의 실적 양극화가 벌어지자 시장에선 LG전자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단가 인하 압력이 커진 것 아니냐는 의견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증권사 화학 담당 연구원은 "매년 1분기 통상 있어온 단가인하(Cost Reduction)를 감안하더라도 전 분기 대비 수출입단가에 큰 변동이 없었던 상황에서 적자전환은 이해할 수 없는 실적"이라며 "LG디스플레이의 재고 문제와 공급과잉 얘기가 있었던 2013년말에도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부 실적이 갑자기 꺾인 적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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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5월 13일 16:1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