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선사와 수주 협상 재개했지만 선박금융 해결 문제
SM그룹, 설비 이전 등 추가비용 감안해 가격 인하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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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P조선 매각계약 체결을 앞둔 채권단과 SM그룹이 막판까지 매각 조건을 놓고 힘겨루기를 이어가고 있다. SM그룹은 여러 변수가 있다는 점을 들어 인수가를 낮추고 싶어하고, 채권단은 더 이상 물러서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채권단과 SM그룹은 오는 20일까지 SPP조선 매각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SM그룹이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지만, 채권단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통보했고 SM그룹의 최종안을 기다리고 있다. 양 측이 원하는 가격의 차이는 200억원대로 알려졌다.
SM그룹은 지난 2월 SPP조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3월엔 SPP조선의 부채 2700억원과 신주 유상증자 1000억원을 포함해 37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하는 양해각서를 채권단과 체결했다. 이르면 지난달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인수 조건에 대한 합의가 지연됐다. 거래 관계자들은 이번 주가 매각 성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 선사와 수주협상 변수…선수금 반환이냐 건조비용 자체조달이냐
SPP조선은 지난 2008년 이란의 국영선사인 IRISL(Islamic Republic of Iran Shipping Line)으로부터 10척의 벌크선을 수주하고, 배 가격의 15%에 달하는 600억원가량을 선수금으로 받았다. 그러나 이후 이란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이어지며 건조가 중단됐고, SPP조선도 2010년부터 채권단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올해 이란에 대한 제재가 해제됐고, 지난달 말 IRISL 직원이 국내로 들어와 SPP조선과 협상이 재개됐다. 벌크선 대신 SPP조선의 주력인 탱커선으로 바꾸기로 합의했다. 가격에 대한 협상은 진행 중이다. 신규 발주 선박 가격이 낮아진 상황에선 SM그룹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IRISL이 선박 건조를 위한 추가 자금을 지불할 의지가 크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한 우오현 SM그룹 회장이 IRISL과 협상을 진행했지만, IRISL은 선수금을 돌려주거나 자체적으로 금융을 조달해 선박을 인도해 줄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결국 주주인 수출입은행이 선박금융을 지원할 것인지 고민해야 할 처지다. 그러나 수출입은행도 SM그룹과의 계약이 성사되기 전에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 수출입은행은 IRISL의 신용도나, 이란에 대한 금융제재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점도 부담을 느끼고 있다.
거래 관계자는 “채권단은 SM그룹이 SPP조선을 인수한 후에는 선수금환급보증(RG)만 지원하기로 했기 때문에 선박 건조자금 조달은 SM그룹의 몫”이라면서도 “한 척의 수주가 아쉬운 SPP조선에 선박금융을 지원하지 않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설비 이전 및 추가 구조조정비용 발생 가능성
SM그룹은 SPP조선의 세 조선소 중 사천조선소만 인수한다. 사천조선소는 다른 조선소에 비해 설비가 좋고 공정 효율화가 이뤄져 있지만, 큰 바다로 나가는 길목의 사천대교가 걸림돌이다. 사천조선소에선 교량을 통과할 수 있는 높이까지만 공정을 진행하고, 상부 마무리 공정은 통영의 덕포산업단지까지 선박을 끌고 가서 진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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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PP조선 사천조선소
거래 관계자는 “추진 중이던 덕포산업단지 개발사업이 경기 침체로 어려워지면서 장기적으로 다른 외부 작업장을 찾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 경우 기존 설비 이전에 따른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회사 측은 설비 이전에 막대한 비용이 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조선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본격화 하고 있어 대신 활용할 만한 시설을 물색하는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SM그룹은 설비 이전에 수 백억원이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산업단지 사용을 위한 허가도 매년 받아야 한다. SM그룹은 2년씩 사용기간을 연장하길 원했지만 1년 단위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PP조선이 수주 잔고가 넉넉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고정비 절감에 나설 것이란 예상도 있다. SM그룹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비용을 감안해 인수가를 낮추길 원하는 상황이다.
SPP조선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은 추가적인 공적자금이 들어가지도 않고, 탱커선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회사를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채권단과 SM그룹이 서로 한 발씩 양보해 매각이 성사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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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5월 18일 08:55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