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후보 SI 연합 난항…높은 가격도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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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캐피탈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다음주로 다가왔지만 이번에도 유효경쟁이 성립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수후보들이 경영을 맡아줄 전략적투자자(SI)를 찾느냐에 따라 매각 성사 여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됐지만, 아직 결실을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오는 24일 산은캐피탈 매각 본입찰을 실시하기로 했다. 매각대상은 지분 99.92%다.
지난 3월 실시한 예비입찰엔 SK증권 프라이빗에쿼티(PE)와 글로벌 사모펀드 칼라일그룹, 태양의도시 등 3곳이 참여해 본입찰적격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됐다. 태양의도시는 김철호 옛 명성그룹 회장이 세운 가족기업으로 인수의지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증권 PE와 칼라일그룹은 인수 의지는 있었지만 캐피탈사 운영하는 데는 부담을 느껴왔다. 결국 운영을 맡아줄 SI를 찾느냐에 따라 이번 매각 성사 여부가 갈릴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IB 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SK증권 PE와 칼라일그룹이 최근까지 SI를 찾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으나 아직 손을 잡은 곳은 없는 분위기”라며 “산은캐피탈 매각을 위해선 SI가 나서줘야 하는데 국가적으로 구조조정 문제가 불거지고 어떤 변동성이 있을지 몰라 주저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관심을 가질만한 일본계 금융회사나 JC플라워즈 같은 PEF들은 이미 캐피탈사를 가져갔고, 캐피탈 업황 전반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번 본입찰의 유효경쟁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두 곳 이상이 참여해야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예상이다. 지난해 치러진 예비입찰엔 SK증권 PE만 참여해 유찰된 바 있다. 인수후보들은 인수 후 조달금리 상승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장기적으로 투자회수를 기대할 SI 없이는, 참여한다 하더라도 높은 가격은 써내기 어렵다. 유효경쟁이 성립해도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은행은 자회사 매각을 통한 구조조정 재원 마련과 자본확충 필요성이 거론되는 상황에선 산은캐피탈을 낮은 가격에 팔 수 없다. 산은캐피탈의 장부가는 6500억원가량으로, 산업은행은 그 이상에 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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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5월 23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