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100조 시대 연 한화생명 …떨어지는 운용수익률·RBC비율 고민
입력 2016.05.26 07:00|수정 2016.05.26 07:00
    김승연 회장, 한화생명 제2의 도약 선언
    운용수익률 1년 사이 0.7%포인트 하락
    300%넘던 RBC비율도 270% 수준으로 떨어져
    한화생명 “해외 우량채 투자 등 자산운용 수익률 높이기 위해 고민”
    • 한화생명이 자산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 한화그룹에 인수된 지 15년만의 일이다. 하지만 마냥 기뻐 할 수만은 없다. 불어난 자산만큼 풀어야 할 숙제도 커졌기 때문이다.

      저금리 영향으로 운용수익률이 크게 떨어진데다, ‘꼼수’로 올려 놓은 지급여력비율(RBC)은 다시금 하락했다. 높은 금리의 최저보증이율 상품은 부채부담이란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한화생명은 2002년 자산규모 29조원인 대한생명을 인수 한 이후 빠르게 자산규모를 늘렸다. 지난 2009년 자산규모 50조원을 돌파한 이후 매년 10조원 가까이 자산을 불렸다. 자산규모 226조인 삼성생명의 뒤를 이어 업계 2위로, 3위인 교보생명과는 약 14조원 정도 자산규모 차이가 난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그룹 주력사 중 하나인 한화생명에 대한 관심이 크다. 김 회장은 지난 13일 열린 ‘연도대상 시상식’에 참석해 “올해는 한화생명이 역사적인 자산 100조원 시대를 열었다”라며 “세계 초일류 보험사로 도약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 하지만 현재 회사를 둘러싼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당장 이번 1분기에만 자산운용수익률이 전년동기 대비 0.7%포인트 떨어진 4%를 기록했다. 그나마 업계 내 높은 운용수익률을 보여줬던 한화생명도 저금리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자산운용 리스크는 커졌다. 금융감독원 통계정보에 따르면 운용자산중 외화유가증권의 비중은 2011년 1.85%에서 지난해 말 기준 9.25%로 증가했다. 이들 자산은 국공채 등 안전자산 대비 리스크가 크다. 업계에선 이는 크레딧 및 환율 리스크 증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외화유가증권의 90% 이상이 코리안페이퍼물과 해외 회사채 등 채권으로 구성되어 있다”라며 “시장위험 및 신용위험이 안전자산 대비 높아 향후 수익률 변동 및 건전성 추이, 지급여력비율에 대한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이 강화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 RBC비율도 고민이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4년 보유중인 만기보유증권 약 17조원을 매도가능증권으로 재분류하면서 240%대였던 RBC비율을 300%이상으로 끌어올렸다. RBC비율은 상승했지만, 계정 재분류에 따른 금리 민감도가 높아져 RBC비율의 변동성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해 말에는 감독당국의 신용리스크 규제 강화로 RBC비율이 다시금 277%로 하락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9 도입되면 과거와 같은 개정 재분류를 통해 RBC비율 올리기 등의 꼼수를 부릴 수 없게 된다”라며 “연결RBC제도가 도입되는 올해 10월 추가적인 RBC비율 하락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 지난해 판매에 열을 올렸던 양로보험 등 높은 금리의 최저보증이율 상품은 부채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삼성증권의 분석에 따르면 최저보증이율이 2.5%~2.75%인 준비금 비중이 금리연동형 부채 내 34.3%를 차지한다. 여기에 금리확정형 상품의 비중은 49.7%로 업계 최고 수준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부채적정성 평가(LAT) 결과 지난해 결손금은 2014년 대비 4조4000억원 증가했고, LAT상 여유는 1조2000억원으로 축소됐다”고 말했다.

      그나마 올해 1분기 보장성보험 신계약금액이 전년동기 대비 32.4% 증가한 점은 긍정적이나, 지난 4월 실시했던 절판마케팅이 효과가 커 앞으로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1분기 실적 개선에도 금리인하 등에 대한 우려로 주가는 연중 최저 수준인 6000원선에 머물러 있다.

      한화생명은 해외 우량채 중심의 자산운용 등 중장기 전략을 통해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자산 100조 중에서 최저보증이율 상품의 비중이 큰 영향을 미칠 수준이 아닌데다, 대부분 10년 만기 상품이라 리스크가 크지 않다고 본다”라며 “당장 RBC비율을 높이려는 전략보다는 IFRS4 2단계 도입에 맞춰 RBC비율 개선을 위한 준비 작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