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지난해·올해 회계기준 IFRS9 도입 시뮬레이션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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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바뀌는 국제회계기준 금융상품기준서 개정안(IFRS9) 시행을 앞두고 은행들의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회계법인을 통해 컨설팅을 진행하며 새 기준에 대비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IFRS9이 시행된다면 최대 30%정도 충당금 적립이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국내 4대 회계법인(삼정KPMG·딜로이트안진·EY한영·삼일)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중은행들에 IFRS9 도입과 관련한 컨설팅을 진행했다. 올해 초부턴 개별 은행과 계약을 맺고 충당금 산출 방법 및 이를 적용할 전산시스템 구축 등 구체적인 컨설팅에 착수했다. 삼정KPMG는 국민은행·우리은행·KEB하나은행을, 딜로이트안진은 산업은행을, 삼일PwC는 신한은행을, EY한영은 기업은행을 담당하고 있다.
한 회계법인 관계자는 "각 은행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IFRS9을 도입하면 현재 대비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30%의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는 2018년 1월 도입될 IFRS9 개정안은 금융상품의 공정가치평가가 핵심이다. 현재는 금융상품의 손실을 반영할 때 손실이 확정된 이후 대손충당금을 쌓으면 됐지만, 앞으로는 미래 손실을 추정해 미리 반영해야 한다.
은행의 금융상품은 주로 기업과 가계에 빌려준 돈인 대출상품으로, 대출채권 만기에 상관없이 여신등급에 따라 1년 평균 부도율을 산정해 충당금을 쌓아왔다. IFRS9에선 대출만기를 기준으로 부도율을 산정하게 된다. 만기가 길수록 신용위험 리스크는 증가하는 경향이 생긴다. 채무자의 신용등급 변동 등에 따라서도 리스크를 조율해야한다. 채권의 신용위험 증가를 계절별로 분석하는 시스템 개발이 중요한 이유다.
은행들은 아직까진 두고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 리스크관리 담당 임원은 "대손충당금과 대손적립금 등 금융당국에서 원하는 가이드라인과 은행의 충당금 결정 등이 지금까지도 굉장히 보수적이었기 때문에 회계기준이 바뀐다고 해서 충당금 규모가 크게 달라질 걸로 예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 회계관련 부서 담당자도 "금융당국도 금융상품 손실 메커니즘을 어떻게 만드냐에 따라 충당금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다양하게 시뮬레이션하는 중이고, 아직까지도 기준과 절차를 공부하며 만들어가는 단계"라며 "지금으로선 충당금이 크게 변할걸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조만간 시중은행들에 지난해를 기준으로 IFRS9 회계기준을 적용했을 때를 감안한 실적, 재무제표 등의 자료를 요청할 계획이다. 지난해와 올해 실적을 기준으로 자료를 취합해 회계기준 변경의 영향을 알아보고 감독 가이드라인을 세우겠다는 복안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전 은행이 시스템 구축을 완료해야하기 때문에 지도 기준을 만드는 건 내년쯤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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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5월 24일 13:5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