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쇼핑·이마트는 투자속도 조절 필요
현대백화점 투자규모, 경쟁사 대비 보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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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 대기업들이 선별적 투자 또는 재무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형 유통사들이 투자를 지속하고 있음에도 이익이 늘어나질 않자 이를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우려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세계의 재무부담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신세계는 경쟁사 대비 투자규모가 커 투자성과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신세계는 당장 빨간불이 켜진 국내 신용등급을 지켜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선 보유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이 떠오르고 있다.
롯데쇼핑·이마트는 투자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현대백화점은 이들 업체 대비 투자부담이 적은 상황이다.
◇ 유통 대기업, 투자는 계속·이익은 정체…신세계, 등급방어 필요성↑
대형 유통사들은 모바일커머스 업체들과의 경쟁심화 속에서도 유통시장 내 과점체제를 유지해가고 있다. 하지만 전반적인 시장 경쟁격화와 투자지속으로 이익규모는 제자리걸음이다. 유통 대기업들의 재무부담 증가에 대한 부정적 신호음이 나오고 있는 배경이다.
NICE신용평가는 "저성장, 경쟁심화에 직면한 유통기업 투자확대가 대안이 될 수 있는가?"라는 보고서를 통해 롯데쇼핑·신세계·이마트·현대백화점의 신용위험을 점검했다. NICE신평의 소매유통방법론상 재무위험 평가지표를 활용, 각 사의 재무위험 정도를 진단했다.
대형 유통사 중에선 신세계의 투자부담이 다른 유통사 대비 컸다. 지난 한 해 동안에만 송도 복합쇼핑몰, 부천 복합문화단지 개발사업,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에 착수하며 외부유치를 포함해 총 1조6000억원가량의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NICE신평은 "신세계는 2017년 이후부터 상각 전 영업이익(EBTDA) 증가와 투자부담 완화가 예상됨에도 과거와 비교해 재무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며 "대규모 재무구조 개선 보완책 없이는 신용등급(AA+)을 지키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신세계의 재무부담 완화 방안으로는 보유 지분 매각이 거론됐다. 신세계는 현재 4819억원(2015년말 장부가 기준)에 이르는 삼성생명 주식을 가지고 있다. 이 외에도 비핵심·유휴자산의 유동화나 매각을 통해서도 차입금을 줄여나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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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쇼핑·이마트, 선별적 투자 필요한 시점"
롯데쇼핑과 이마트는 투자속도 조절이 필요하다고 진단됐다.
롯데쇼핑은 유통 대형 3사 중 덩치가 가장 크다. 경쟁사 대비 점포망을 가장 적극적으로 확대해왔다. NICE신평은 "그러나 초기 점포의 수익성 부진으로 내부정비 필요성이 높아진 상태"라며 "지속적인 출점, 인수·합병(M&A) 등에 따른 회사·계열의 재무부담 증가 그리고 지배구조 개편 문제가 맞물리며 선별적인 투자를 해야 하는 시점이 왔다"고 설명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별도기준 설비투자(CAPEX)를 계획치보다 적은 1조원 수준으로 집행하며 투자규모를 통제 중이다. 회사는 연간 1조6000억~1조8000억원 수준의 높은 EBITDA를 내고 있지만, 2018년 이후부터는 평균 수준인 1조7000억의 CAPEX투자가 이뤄지면서 재무부담은 다시 커질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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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트 또한 보유 중인 지분을 활용해 투자부담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게 NICE신평의 설명이다. 2015년말 기준으로 매각 가능한 이마트의 삼성생명 주식은 1조3000억원어치에 달한다.
NICE신평은 "이마트는 향후 투자조절이 없을 경우, 중단기적으로 전체 투자규모가 현금창출규모를 크게 웃돌 전망"이라며 "하남 복합쇼핑몰 성과를 본 이후에 투자속도를 조절해 나갈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은 앞서 거론된 기업들 대비 재무부담이 덜하다. 현재까지의 투자규모가 경쟁사 대비 보수적인 수준인 연간 평균 4000억원 내외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금성자산 또한 올 1분기 연결기준으로 2600억원을 나타내 재무적 완충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NICE신평은 "현대백화점은 연결기준으로 향후에도 5000억원이 넘는 EBITDA가 예상되며 내년까지 연간 투자규모가 2600억원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과거엔 재무부담에 대한 우려가 적었던 롯데쇼핑·신세계·이마트의 투자계획을 묻는 투자자들의 질문이 많아졌다"라며 "이들 업체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시장이 받는 충격의 정도도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분위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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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5월 29일 09:00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