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자산 기반해 해외나 대체투자 확대 예상
글로벌 시장 낮은 인지도, 조직 재정비 과제 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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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자산운용이 삼성자산운용의 비즈니스 모델을 벤치마킹하고 나섰다. 자산규모 국내 2위 보험사인 한화생명의 자산을 바탕으로 해외나 대체 투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삼성도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자산운용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진 미지수라는 지적이다.
새로운 전략을 짜고 있는 한화자산운용의 수장을 지난해 6월 한화생명에서 퇴사한 김용현 전 전무에게 맡겼다는 점도 의외의 인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운용업계에서 그 배경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다.
한화자산운용은 이달초 5년 만에 대표이사를 교체했다. 한화생명에서 대체투자를 맡았던 김용현 전무가 신임 대표로 선임됐다. 대체투자부문 출신으로 자산운용사 대표 자리에 앉은 드문 사례다. 1세대 펀드매니저로 잘 알려진 한국투신운용 출신 강신우 대표는 한국투자공사(KIC) 최고투자책임자(CIO)로 내정 되면서 사임했다.
이번 인사를 두고 운용업계에서는 삼성의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 하기 위한 포석이란 해석이 나온다. 삼성생명은 지난 2014년 삼성자산운용을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 이후 삼성생명은 지난해 50조원에 이르는 자산을 삼성자산운용에 일임했다. 삼성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해외 및 대체 투자에 나서기 위함이다. 이를 위해 다수의 삼성생명 인력들이 삼성자산운용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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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자산운용도 이와 유사한 전략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새로 선임된 김 대표는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미국계 사모펀드 회사인 칼라일 한국지사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이후 한화생명으로 자리를 옮겨 대체투자 업무를 담당했다. 그간 이력으로 봤을 때 국내 펀드매니저 출신인 강 전 대표와는 주어진 역할이 다를 것이란 분석이다. 강 전 대표의 역할이 공모펀드를 키우기 위한 것이였다면, 김 대표 선임은 한화생명이 보유한 자산을 기반으로 대체나 해외투자를 확대하기 위함이란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한화자산운용이 삼성자산운용의 비즈니스모델을 벤치마킹 하기 위한 계획을 짜 온 것으로 안다”라며 “이번 인사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성공여부에 대한 전망은 운용업계 내부에서도 엇갈린다. 일단 한화자산운용이 삼성자산운용과 비교해 자산규모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인지도가 부족하다는 평가다. 삼성자산운용의 자산은 이달 기준 200조원이 넘는다. 한화자산운용의 자산규모는 이에 절반에도 못 미치는 80조원이다. 이 중 한화생명으로부터 일임 받은 자산규모가 40조원 수준이다. 한화생명으로부터 추가적으로 일임 받을 수 있는 자산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삼성자산운용처럼 자산규모 확대 없이 인력만 바꾸는 것으로 얼마나 효과가 나타날지 미지수다”라고 말했다.
삼성자산운용조차도 글로벌 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부정적 전망에 힘을 싣는다. 삼성자산운용은 자체 역량 만으로 해외시장에서 성공하기 힘들다고 판단해 유럽과 미국의 글로벌 운용사와 손을 잡고 있다. 해외시장 진출이 전무한 한화자산운용에는 글로벌 시장의 벽이 더 높을 수 밖에 없다.
한 삼성그룹 관계자는 “한화자산운용이 어떠한 전략을 가지고 대체나 해외투자를 늘릴지는 불확실하나 글로벌 시장의 벽은 예상한 것 이상으로 높다”라며 “자칫 인력증가로 인해 비용만 늘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의 '공백'에 대해서도 여러 뒷말이 오가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해 6월, 한화생명 대체투자사업부장을 맡은지 3년만에 회사를 떠났다. 당시 CIO였던 이경로 부사장과 투자철학이 맞지 않았다는 소문이 있었다. 이번에 운용 대표로 선임되기까지 1년여의 공백이 있다. 한화그룹이 김 대표를 다시 불러와야만 했던 이유에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한 투자금융(IB) 업계 관계자는 “이번 인사에는 그룹 고위층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그룹 장남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김 대표가 한화생명 대체투자를 담당하던 시절, 태양광 투자와 금융의 연계에 대해 고민하던 김동관 전무에게 실무적으로 도움을 준 인연이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김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다. 대체·해외투자를 통해 떨어지고 있는 한화생명의 자산 운용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또한 바뀐 전략에 맞게 인력을 재배치하고 조직을 운영해 나가야 하는 숙제도 안고 있다.
한화자산운용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이렇다 할 변화는 없지만 새롭게 전략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안다”라며 “내부에서도 대체나 해외투자 부문을 중심으로 이전과는 다른 방식의 조직 운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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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5월 25일 15:49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