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수협 선택만 남아…"만기 연장 외 뚜렷한 대안없다" 인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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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조2000억원 규모의 딜라이브(옛 씨앤앰) 인수금융 만기 연장 및 채무조정안에 반대 입장을 밝혀온 새마을금고중앙회가 의견을 바꾸기로 했다. 새마을금고의 결정은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국민연금과 수협은행의 의사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31일 투자은행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는 오는 2일 대체투자심의위원회를 열고 딜라이브 인수금융 만기 연장 및 채무조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처리 방향은 '동의'로 모아졌다.
새마을금고 외에 부산은행, KDB생명보험, 국민은행, KDB캐피탈 등 그간 결정을 미뤘던 대주들도 늦어도 3일까지 안건 동의 절차를 마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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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와 맥쿼리펀드 등은 딜라이브 경영권 인수를 위해 국민연금과 새마을금고를 비롯해 국내 금융회사에서 2조1970억원(한도대출 포함)을 빌렸다. 세부적으로는 인수목적회사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가 1조5670억원, 딜라이브가 6300억원이다. 지난해 매각에 실패하면서 인수금융을 연장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새마을금고가 리파이낸싱에 우호적으로 돌아서면서 국민연금과 수협은행의 의사결정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앞서 두 차례 투심위에서 리파이낸싱에 반대했고 아직 다음 투심위 일정도 잡지 않았다. 딜라이브 인수금융에 400억원을 투자했던 수협은행 역시 내부 투자 규정 등을 이유로 부정적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간 반대의사를 밝혀왔던 새마을금고까지 동의한 이상 계속 반대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리파이낸싱이 안 되면 딜라이브 기업가치가 떨어져 더 안 좋은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었다"며 "만기 연장과 출자전환 외에 뾰족한 대안도 없다"고 전했다.
대주단은 KCI에 대해 8000억원의 출자전환을 실시한다. 이는 기존 인수금융의 절반에 달하는 규모다.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 희석을 방지하기 위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증자로 진행된다.
딜라이브의 차입금 4000억원으로 줄인다. 기존 차입금 중 2000억원가량은 KCI가 채무 부담을 대신하되 딜라이브는 KCI의 주주 대여금과 우선추 출자 구조로 상환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대출 만기는 3년 연장했다. 6~7%였던 금리는 4%대로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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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5월 31일 11:23 게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