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대구銀 평균 여신 2조7000억…"지방은행이 가장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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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취약업종 중 하나인 철강업의 부실화가 진행되면 지방 은행들이 비교적 더 큰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특히 경남권 은행들의 철강업 여신 규모가 자산 대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 동국제강 등 철강 산업단지가 경남 지방을 중심으로 위치한 까닭이다. 부실에 대비한 익스포저(위험노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일 인베스트조선이 금융통계정보시스템 및 신용평가사 통계를 취합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시중은행의 총여신 대비 철강업 여신 비중은 평균 3.3%로 나타났다. 특수은행을 제외한 시중은행 11곳의 총여신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1024조원임을 고려하면, 국내 철강업 여신 규모는 33조원가량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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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종에 대한 여신 액수가 가장 큰 곳은 신한은행으로 파악된다.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약 6조84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어 국민은행(2.7%), KEB하나은행(2.8%), 우리은행(2.4%)도 여신 규모가 비교적 큰 것으로 추정된다.
'빅4'인 이들은 절대적인 금액 자체는 크지만,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다. 건설·석유화학 대비 조금 높은 정도다. 구조조정이나 대외환경 변화에 따라 철강업 관련 여신이 부실해 지더라도 이들 빅4에겐 '수익성에 영향을 주는 정도'일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예상이다.
문제는 지방은행이다. 포항이나 광양 등 철강산업단지가 위치한 경남 지방을 중심으로 부산은행, 경남은행, 대구은행 등 지방 은행에 대규모 여신이 몰려있다. 지방은행들은 포스코, 동국제강 등에 대한 여신과 이들과 협력관계인 중소형 철강업체들의 여신을 지원하고 있다.
철강업 여신 비중은 부산은행 8.4%, 대구은행 7.5%, 경남은행 4.1% 수준으로 파악된다. 이들 지방은행 3사의 철강업 평균 여신 규모만 약 2조20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방은행들의 총여신 규모는 빅4의 5분의 1 수준이지만, 철강업 여신 비중은 많게는 세배까지 차이가 난다.
특히 부산은행의 철강 여신 추정 규모는 3조원이 넘는다. 최근 한 신용평가사에서 5대취약업종 여신에 대한 은행별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가장 약한 1단계 테스트(석유화학 여신 변동없음, 조선·해운·철강·건설 여신 재분류 한 등급 낮춘 상황)에서 BIS자기자본비율이 하락하는 곳이 부산은행이었다. 조선업 여신과 함께 철강업 여신 규모가 큰 탓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들이 해당 지역에 있는 철강이나 건설 회사들 여신 규모가 큰데, 대외환경 악화와 지속적인 구조조정에 어떻게 대비할지 걱정하고 있다"며 "장기적으로 보면 철강업도 조선업처럼 구조조정 이후 거제 등 산업 거점 도시에서 나타난 실직자 양산,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지역 경기 자체가 안 좋아질 상황에 대한 우려가 있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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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2016년 06월 01일 09:34 게재]